한국 현대사를 바라보는 3개 연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세자매 산장은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을 모티브로해 독재시절 암담했던 젊은이들의 삶을 보여준다... 대사중에 위쪽은 공산주의 아래쪽은 좌익 그래서 섬과 같은 한반도를 벗어날 수 있는 옆으로 가보니 그시대 갈수 있는 곳은 독일이었다... 하지만 정세를 잘 알지 못한 유학생들과 교민에게 접근한 북조선의 사주로 억울하게 좌익으로 몰려 194명에 이르는 유학생과 교민등이 조사를 받고 고문을 당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곡가 윤이상과 시인 천상병도 그들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번 연극이 아니면 이러한 일이 있었는지는 아마도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생각지도 못할 그런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본인이 피해를 받는 것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사전 검열에 걸려 공무원등 사회 지도층으로 아니 저변에 깔려있는 평범한 직업 어느 하나를 마음대로 누리고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너의 왼손과 냄비등 다음 작품 또한 기대해 본다.

공연을 보고나서 거리로 나와보니 차가운 초겨울바람이 은행잎을 마구마구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은행잎들도 어디론가 여행을 가겠지요 그런데 그들에게는 딱히 자그마한 여행가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동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용훈 연출 첫 공연인 '세자매 산장'에 대한 기대는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자칫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는 한 어두운 과거를 주제로 과연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습니다.
때론 관객은 너무 진지한 주제의 공연을 보는 내내 숙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기도 하지요. 제가 가끔 그렇거든요.
아담한 숲속 산장의 배경을 뒤로하고 각기 개성이 다른 세 자매의 등장을 시작으로 전개가 되었습니다. 동백림에서 행방불명으로만 알고 있는 이 세 자매에게 오빠의 후배가 귀국하면서 새로운 갈등과 전개가 시작되고, 동네 뽕을 키우는 한 남자의 등장으로 또다른 구성요소가 삽입되고~~
과거속에만 존재하고 현재엔 사라진 오빠의 잔재를 찾으러 독일로 여행을 가려는 그녀들에게 여행가방이란 늘 이루지 못한 꿈의 잔재들인양 오늘도 여행가방을 싸느라 분주하지요.

마침내 이곳 산장의 땅이 국유림이란 조카의 말 한마디로, 오빠의 후배가 입고 있는 명품 코트의 주머니에서 나온 전당포 영수증의 발견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오직 세 자매의 일생은 온통 동백림을 향한 , 아니 오빠의 과거를 찾기 위한 여행을 하기 위한 몸부림이었거늘 또다시 여행이 좌절되어 수포로 돌아가는 현실 앞에서 그녀들은 마침내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 '동백림 사건'으로 인하여 이들 세 자매처럼 어딘가의 무엇을 찾기 위해 숨어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을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연극이었지만 영화같은 순간순간의 감동과 웃음, 눈물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픈 첫 공연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연기는 충분히 작품 속에 녹아들고 있었다.
볼거리에 치우친 공연이 대부분인 요즘,
한편의 무거운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공동연작프로젝트라는 특성과 최용훈 연출가의 작품이라 찾아서 보게 되었다.
나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어느시대든, 그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가진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작품 모두 시대를 향한 냉철한 메시지가 있다.

동백림이라는 사건을 토대로, 사건에 연루되어 행방불명된 오빠와
그 오빠를 기다리는 세 자매.
오빠를 향한 그리움과 오빠로 인해 제약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고통,
언제나 그들은 과거에 매여있다.
늘 베를린으로 떠날 준비를 하지만..
과연 그들의 머물 곳은 어디인가.

세 자매 배우의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배우들에게는 납득할 수 할 수 없는
그들의 대사와 행동에 조금 힘들었다.

중간중간 던지는 사회를 향한 메시지도 좋았고
막 구성이나 연출도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나비를 부르는 서령,
나비는 돌아오지않는 그의 오빠를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비,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오빠.
과연 그들이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

과거의 아픔의 굴레에서 지내 온 사람들은 그 과거를 잊지 못하고 과거로의 여행을 할려고 합니다.
오빠의 과거, 오빠의 진실, 오빠의 추억이 동백림의 환상으로 되고, 현실에선 원망이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곳, 멈춰버린 시간의 여행을 꿈 꿉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막막한 현실에서 떠나려는 이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족쇄가 되는 큰 아버지 행적과 아버지의 병력 때문에 자신의 꿈이 실행될 수 없는 절망감에
자신을 직업수집가라 얘기하면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작은 여행용 가방이 자신의 모든 짐인 88세대.
거기서 벗어나고픈... 바다 건너 저 너머에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란 막연한 희망을 가집니다.

그들을 보면서,
크고 작은 여행가방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 역시도 마음 한 켠에 짐을 꾸려놓고 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