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 모닝콘서트. 거암아트홀


비가 내린 날이었다. 태풍이 분다더니 정말로 갑작스럽게 비가 오는 가운데 날이 험상굿었다. 그럼에도 거암아트홀을 찾았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조금 헤맸다. 4층인데 한 건물에 4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달라서 엉뚱한 곳을 갔다. 설명이 직관적이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음에 찾아가는 사람들은 헤매지 않고 한번에 갈 수 있도록 안내가 업그레이드 되길 바란다.

이날의 공연은 금난새의 모닝 콘서트였다. 트럼본 트램펫 튜바 등으로 다양한 악기와 함께 하는 음악. 들어가자마자 금난새 지휘자의 목소리가 다정하게 귀를 감겼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근엄하고 딱딱하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인데, 소탈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여러 이야기를 건넸다. 아침에 하는 음악회, 사실 그렇게 친숙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일종의 관례를 깨고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튜바였다. 커다란 악기였지만, 다소 생소했는데 깊고 다른 모든 악기를 배려하는 소리가 귀를 호강시켰다. 또한 연주자의 자연스러운 리액션과 호응 , 그리고 여유로운 즉흥연주도 즐거웠다. 음악회가 가지는 일종의 편견은 멀리 사라지고 가까이서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퀄리티가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벤투스 브라스 귄텟은 아트실비아 12회 우승을 한 팀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대임에도 여기저기서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들이었다.

어디서 들어 본듯한 , 그리고 잘 모르지만, 아는 듯한, 음악들이 이어지면서 아침에 클래식을 듣는 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케이먼의 금관 5중주 중 1번이 특히 그러했다. 발랄하면서도 특유의 무거움을 머금은 사람의 진중한 목소리 같은 악기들의 조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대화와 토론을 하는 사람도 어쩌면 악기가 아닐까하고, 그런점에서 실내악은 어쩌면 친구 같은 음악일지도 모르겠다. 가까이 있지만 막상 그래서 평소에 자주 찾지 않던 친구 말이다. 그동안 거대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만 제대로된 클래식 공연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이 조금 깨지는 순간이었다. 음악이란 그런 것이다. 기존의 생각을 깨뜨리고 더 자유롭고 조금더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

좋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고 공간을 앞지르고, 시간대까지 깨부순다. 어쩌면 이날의 공연은 앞으로 많이 기억될 것 같다. 조금 달랐고, 조금 특별했으며 조금 가벼우면서 나를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는 소중한 친구같은 음악이었으니. 좋은 시간을 선사해준 벤투스 브라스 ��텟과 금난새 지휘자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거암아트홀도 생긴지 얼마 안됐다는 데, 규모는 작지만, 국내에서 일가견있는 공연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여름 막바지 비와 함께 마음이 촉촉해지는 시간이었다.

트럼펫의 멋진 연기 튜바 호른 트럼펫 피아노 연주 금난새님의 유머로 즐거운 시간 아쉬운 생각이었지만 트럼펫·호른·트럼본·튜바로 구성된 금관앙상블이 활력 가득한 아침시간 다음 시간이 또 기다려지는 멋진 음악회였다

비오는 날 질척일것 같았던 감성이 오히려 뽀송뽀송함으로 가득찼습니다^^

다음에도 또 가려구요 ㅎㅎ 꿀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