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종이들, 흘려진 맥주와 맥주 캔 여럿, 널브러진 책들, 밟히고 짓이겨진 토스트, 깨진 접시와 부서진 타자기, 그리고 죽은 식물. 연극이 끝난 후 남겨진 것들이다.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던 무대는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맥주로 인해 젖은 머리와 옷, 빵가루로 인해 더러워진 옷, 눈물과 함께 한껏 격앙된 얼굴, 그리고 고요한 흐느낌. 연극이 끝난 후 남겨진 것들이다. 정갈했던 그들의 옷매무새와 차분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다.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연극이 끝난 후, 우리는 위 질문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답을 한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곳에서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대상은 왜 그들이어야 했는지에 대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이 돌아왔다. 2010년, 2013년, 2015년, 그리고 올해로 4번째이다. 이번에도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는 작품과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배우들이 만나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스토리가 절정을 향해가는 것에 비례하여 무대도 ‘이정도까지여도 되나.’싶을 정도로 끝을 달린다. 소품이 부서지는 등 형제 사이에 격렬함과 긴장감이 커져갈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배우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하지만, 이 연극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이 지속되었던 데는 바로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황폐해진 현대 미국 사회로 인한 삶의 의미 상실, 가족의 붕괴, 인간의 이중성, 등 <트루웨스트 리턴즈>의 주제의식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연극이 흥행한 이유는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간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형 리와 동생 오스틴의 호흡은 인간관계에서 유발되는 다양한 감정을 가감 없이 조명한다. 그들은 첨예하게 대립하다가도 관객들의 긴장 이완을 돕는다. 마치 그들의 바람은 관객들이 여러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바탕 즐기다 갔으면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맥주를 마신 데에도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꾸며진 모습보다는 인간적인 오스틴과 리로서 관객들 앞에 서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재치 있게 애드리브를 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 연극에서 리와 오스틴으로서 존재한다.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를 보며 <세일즈맨의 죽음>이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가 야기한 가족의 붕괴에 대해 다룬다. 다만, 이 연극에서는 두 형제가 중심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와 오스틴이 소통의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해 가는 서툴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이는 리와 오스틴의 역할이 바뀌는 2막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갈등은 깊어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물리적, 심리적으로 보다 가까워진다. 그들은 더 이상 서로의 감정을 숨기려 머뭇거리지 않는다. 오스틴은 아버지가 겪은 일에 대해 형 리에게 자연스럽게 털어놓기도 한다. 비록 극이 끝날 때까지 둘의 관계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두 형제가 서로를 통해서 자신의 현실뿐만 아니라 시대의 현실을 직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시 맨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그곳에서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연속되는 사투의 대상은 왜 그들이어야 했는지. 필자는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연극을 통해 형제와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당시 시대에 대한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즉, 이 이야기는 과거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미친 영향은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느꼈다. ‘프리덤’을 외치는 형제, 핏불을 그리워하는 리, 토스트를 건네는 오스틴, 결국 죽은 식물을 그림으로 대체하는 어머니, 이빨 한 개 없는 채로 사막 어디선가 아들들을 기다리고 있을 아버지. 즉, 각자의 방법으로 ‘트루 웨스트’를 갈망하는 그들로부터 우리를 보았다. 그리고 이 연극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겼다. 우리의 ‘트루 웨스트’는 어디인가? 아니, 무엇인가?



[출처] 시작.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곳을 찾아,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작성자 artmplus

더 자세한 내용은 아트엠콘서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artmconcert.com)

형제, 남매, 자매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오만석 조정석, 두 배우의 열연으로 즐거웠던 시간.
역시 보길 잘했어요.

트루웨스트를 보고왔습니다.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오만석씨와 조정석씨 두분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연극을 보는 동안 극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연극은 뭔가 꺼리게 되었는데 이번에 트루웨스트를
보고 연극을 좋아하게 될것 같습니다. 강추!

일단 한 번 보고 나면 한 번 더 봐 볼까? 이런 생각이 들 것이고,
그 다음 공연을 보고 나면 또 다음 공연을 보고 있는 내가 있을 것이니...

윤제문씨 연기가 어색했다는^^
이제는 유성준 역할이 어울리지, 다른 차분한 역할 및 순수한 역할(?)은 어울리지 않네요 ㅋ

계속 반복되는 뻔한 얘기에 지루했지만
그래도 연기력 있는 배우들 때문에 몰입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YB 공연을 봐야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