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을 겪어 보았습니까? <연극 "상사몽">
서로에 대한 생각이 깊어져 상사병이 되고, 상사병이 깊어져 상사몽이 됐다. 마치 향기를 따라 날아드는 나비처럼 사랑은 막을 수가 없다. 사라의 마음은 깊어만 가는데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그 벽은 무너질 줄 모른다. 연극 상사몽은 이뤄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이 연극은 "운영전"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는데, 원작소설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따라가며 아름다운 시문짓기와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담아 드라마틱한 상황을 아름답게 연출한다.
이 연극은 왕의 여자로 살아가야 하는 궁녀 운영과 유생 김진사의 결코 이루어 질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속에 사회제도에 희생된 소외된 인간들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극은 유영이 꿈속에서 만난 김신사와 운영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연극 처음에는 소품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아쉬워 보였다.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연극을 보기 시작했는데, 착각이였다. 소품은 배우들의 연기라는 것을 알게된다. 배우들 하나하나가 소품이 되어 무대를 꾸며나가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무대디자이너가 설정한 개념은 문방사우라고 한다. 벼루, 먹, 붓, 종이다. 무대 왼쪽 구성은 벼루형상으로 그곳에는 여러 연주자들이 위치하고 무대 중앙에는 한지 두루마리를 길게 거의 직각으로 굽이를 넣어 펼쳐놓은 듯한 이미지다. 배우들은 이 두루마리 무대 위의 먹과 붓이 되어 연기를 펼친다. 이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마치 두루마리에 붓글씨를 쓰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효과를 극대화 시키듯 무대 뒤에는 배우들이 읊는 시가 영상으로 붓글씨를 쓰고 있는 것처럼 나타나면서 운치를 더해간다.

이 연극은 무대 왼편의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이 상당히 강렬하다. 거문고, 기타 등등의 어울림에 매혹적인 구음이 더해져 아련하면서도 구슬픈 사랑이야기를 표현해 냈다. 라이브라는 효과로 인해 연극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극대화되고, 그 효과로 인해 장면 하나하나가 더욱 느낌을 살리는 듯한 느낌이다.
무대의 분위기와 라이브로 듣는 연주, 배우들의 열정이 담긴 연기. 이것의 조합이 뛰어나 연극을 보고있는 관람자를 마치 한폭의 동양화안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지게 한다. 소극장이기에 이런 강렬하지만 부드럽고 차분하지만 지루하디 않은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면 이 연극이 소극장에서 연출된다는 것은 당연한거다. 소극장이 아니였으면 오히려 이러한 효과는 반감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극 "상사몽"은 완급 조절이 뛰어난 연극이다. 고전이 가지는 진지함과 이루어 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극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개성있는 궁녀와 남정네에게 무작정 들이대는 과부무당 같은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코믹한 연출이 더해져 웃음을 선사한다. 이 연극에서는 결코 무겁고 진지한 이야를 지루하지 않게 연출해 나간다. 지루하지 않게 연극을 볼 수 있으며 연극이 끝나고 나면 여운이 길게 남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여 꾸는 꿈이라는 "상사몽"은 그 제목처럼 남녀의 진정한 사랑을 꿈처럼 연출하는 듯한 연극이다.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운을 남겨주는 이 연극은 요즘 시대의 가벼운 관계, 육체적인 관계를 마치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랑을 겪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한번이라도 겪어봤을까?

- 상사몽(相思夢 : 남녀 사이에 서로 그리워하여 꾸는 꿈)

상사몽은 조선시대의 애정소설 '운영전'을 모티프로 삼아 양정웅씨의 연출을 통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목이 말해주듯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나, 결국 신분의 차이로인해 이루어지지 못하는 내용이다. 어느 영국작가의 비극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은 궁녀와 궐 밖의 양반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조선 시대 신분 차별에 의한 인권 상실과 봉건적인 사회의 모순을 보여준다.

연극은 유영이라는 술에 취한 한 선비가 한 권의 책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궁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10명의 궁녀를 두어 문장을 가르치던 안평대군은 어느 날 궁녀들에게 평소에 자신과 친분이 있던 김진사라는 선비를 소개한다. 김진사의 빼어난 문장 솜씨를 궁녀들에게 본받게 하고자 한 것이 안평대군의 목적이었으나, 결국 그것을 계기로 궁녀 중 하나인 '운영'과 '김진사'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신분상 서로 맺어지는 것이 불가능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신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국 김진사는 궁궐 담을 넘어 운영과 정을 통하게 된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 사실이 안평대군에게 발각되어 둘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한채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이 연극에서 가장 주의하여 볼 것은 바로 '시'다. 상사몽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시'들은 연극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연극의 내용에 아름다움을 더하며, 관찰자로서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의 감정을 시를 읽음으로써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그 시를 표현하는 방법도 눈여겨볼만 하다.배우들이 긴 대나무작대기를 들고 네모난 모래판위에 시를 그리는 모습은 거침없이 시를 써내려가는 연극속의 인물들을 제대로 표현해주었다. 그리고 배우들의 대사로 시를 듣기만 했다면 시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텐데 무대 뒤에 검은 바탕의 하얀글씨로 운치있게 시를 내어주는 연출덕분에 편하면서도 몰입하며 연극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음향도, 조명도 연극의 분위기를 잘 맞추어 표현해 주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그 중에서도 어리숙한 김진사 역을 잘 보여준 김진곤 씨와 연극내내 얄미웠지만 최후에는 동정심이 들게하는 특이, 그리고 연극을 보던 관중들 조차 겁을 먹을 정도로 안평대군의 분노를 잘 표현해주신 정혜균씨에게 큰 인상을 받았다. 운영 역을 맡아주신 남승혜 씨도 좋았지만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운영이 친구에게 자신의 김진사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때 보여주던 운영의 과거 모습을 지나치게 희극적으로 표현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점이다. 긴장된 분위기 가운데 해학적인 표현을 넣은 이유를 이해는 하지만 그 도가 조금 지나쳐 그 분위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느낌이 있어 아쉽다.

한 선비가 주어든 책안에 담겨진 애틋하고도 순수한 이야기.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가벼운 만남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상사몽은 정열적이고 희생적이며, 너무나도 순수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보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베옷 입고 가죽 띠를 띤 선비,
옥 같은 얼굴은 신선과 같네.
매양 주렴 사이로 바라보건만,
어이하여 월하의 인연이 없는고.

본 연극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 센터에서 3월 12일에서 20일간 진행된 연극으로, 유명한 연출가인 양정웅씨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로는 정혜균씨가 안평대군역, 김진곤씨가 김진사역, 남승혜씨가 운영 역을 맡았다. 원작인 ‘운영전'은 신분적 제약과 봉건사회의 상징인 궁중의 장벽을 뛰어넘어 사랑을 쟁취하려다 죽음을 맞이한 운영이 봉건사회의 모순과 붕괴, 유린당한 인권, 이루지 못한 사랑의 한을 표현했다. 작자 및 연대 미상이나 조선 숙중 때 17세기 무렵으로 추정된다. 각색된 상사몽의 줄거리는 이렇다. 시문에 능한 안평대군은 자신의 궁궐인 수성궁에 궁녀 열을 특별히 두어 밤낮으로 문장을 가르치고 외부와의 출입을 금하고 접촉을 차단한 채 시문에 대한 수련을 시킨다. 어느 날, 수성군을 방문한 소년 유생인 김진사는 수성궁 궁녀 운영과 처음 보자마자 반하게 되고, 김진사와 운영 모두 온 몸으로 서로를 원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에 괴로워한다. 운영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김진사는 무녀를 통해 운영에게 편지를 전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김진사와 운영. 그러나 절망적인 제도와 신분의 벽으로 인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힘들어하고, 결국 연평대군에게 적발당한 운영이 자살하고, 김진사도 죽음을 맞이하며 끝을 맺는다. 신체와 몸을 통해 이미지적인 연출을 주로 했던 양정웅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데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에 연연하지 않고 감정만으로 운영을 사랑했던 김진사를 통해 ‘순수한 사랑'이 잘 표현되었다. 가야금과 기타가 결합된 현대 국악으로 모던함과 옛스러움을 모두 갖춘 음악을 완성하였으며, 예술성 높은 소품과 퍼포먼스를 통해 분위기와 배경을 훌륭히 처리하였다. 무대는 현대식 무대로, 간소하게 꾸며졌다. 높은 나무 벽과 기다란 테이블. 그리고 한지를 표현한 하얀 모래. 기존에 설치되어있는 좁은 무대와 철강 등 최소한의 무대 소품들로 군더더기 없이 최대한의 효과를 내었다. 또한 연주자들의 공간을 벼루 모양으로 만드는 등 미술적 센스도 잊지 않았다. 주제 전달과 극을 이끌어나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됨됨이나 내면 같은 것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가끔 씩 배우들의 행동에 대해 의아한 점을 갖게하였다. 또한 현대 극에 어울리지 않게 관객들과의 상호소통이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객석 사이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연출이 관객들과의 소통을 유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단순히 부족한 공간을 극복하기 위함이 더 큰 이유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시가 많이 인용되어 어렵고 연출상에 다소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대사 중간 중간 해학적 표현들을 삽입하여 지루함을 극복해보려는 시도가 보인다. 일반계층인 김진사와 궁녀인 운영의 계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외모 등 외면을 중시하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부분도 크다. 서양에서 클래식 작품의 끊임없는 리메이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한국에선 리메이크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상사몽>을 통해 우리 고전이 재 평가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본 작품은 대학로의 우수 콘텐츠를 발굴하여 좀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지원하는 ‘대학로 우수 작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남산 예술센터에 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양정웅 연출가와 ‘극단여행자'의 또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 인큐베이팅 프로젝트가 이어져서 신인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60;

공연일시

2011년3월12일(토) ~ 2011년3월20일(일)

일시 : 화-금/8시/토 3시,7시/일 3시 (12일3시공연없음/월 쉼)

장소 : 남산 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원작 : 운영전

각색. 연출 : 양정웅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1544-1555

남산예술센터 www.NSArtscenter.or.kr

지난 12일부터 20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 센터에서 공연이 된 연극 <상사몽>은 2002년부터 꾸준히 좋은 연극을 보여준 극단 여행자가 준비한 연극으로 수능 언어영역의 고전 부문에서 잘 출제되는 ‘운영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연극의 내용은 운영전의 내용과 거의 다를 것이 없이 진행이 된다.


제 1장에서 유영이라는 시인이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술을 마시며 안평대군의 옛 궁을 지나가다 그 곳에서 잠이 들고, 꿈에서 누군가가 읊는 시에 이끌려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유영은 그들과 술을 주고받으며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듣게 된다. 김진사는 안평대군이 아끼던 선비이고, 운영은 안평대군이 순수하게 시만을 읽고 쓰도록 키우는 10명의 궁녀중의 한명이었다. 안평대군이 김진사를 자기의 궁에 초대한 날, 안평대군은 운영더러 김진사의 시중을 들게 했고, 그때 첫눈에 반해버린 두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된다. 운영의 동료 궁녀들은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안평대군이 그 둘의 사이를 눈치채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김진사가 믿고 일을 맡겼던 특의 배신으로 상황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이번 연극은 연출가가 이전까지 무대에 올린 각색된 <운영전>과는 달리 원작 소설의 네러티브를 따라 그대로 연출하였다고 한다. 이전 버전은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팜플렛에 실려 있는 이전까지의 <상사몽> 공연의 사진과 내가 감상한 <상사몽>의 무대에서 의상까지 많이 달랐다.


이전 버전의 <상사몽>은 무대나 의상 모두 색이 배제된 하얀색의 넓은 공간과 하얀색의 현대의 복식을 입고 공연이 되었다면, 이번의 <상사몽>은 화선지 같은 미묘한 결이 있는 하얀 종이 같은 무대에 커다란 검은색 문진이 놓여있는 무대에 화려한 색감이 더해진 한복이 의상이었다. 연기자들이 극중에 시를 읊는 장면일 때는 반드시 무대에 시가 한 구절씩 떠올랐다. 처음에는 무대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 의도를 몰랐는데, 연극이 진행되면서 무대가 아주 적절하게 연극과 어울러 져서 좋았다. 조명은 은은한 색감의 조명을 주로 쏴서 연극의 내용이 꿈이라는 것을 암시적으로 나타내주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대사 뒤에 깔리는 배경음악은 연기자들의 연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애수 어리게 울려 퍼지는 기타와 거문고,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라는 악기가 하모니를 이루며 내가 좀 더 연극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내가 연극을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울때 같이 울고, 수줍어 할때는 같이 수줍어하고, 행복해 할 때는 입가에 빙그레 웃음이 돋았다. 나는 단지 그들의 이야기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이었지만, 등장인물들의 정서와 공감하며 내가 그들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안평대군 역의 정해균 님의 분노 연기는 보는 나마저도 간을 졸일 정도였다.


어쨌든 결론은 전체적으로 좋은 연극이었다. 정말 무대도 의상도 음악도 연기도 다 좋은 연극이었는데 나의 부족한 글 실력과 전달력 때문에 이 연극의 전부를 세세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두리뭉실하게 표현한 것같아서 많이 아쉽다. 다음에 이 연극을 다른 곳에서 공연한다면 꼭 한번 보시길! 정말 강추하는 연극이다!

3월 19일 조선시대소설 운영전을 연극으로 옮긴 상사몽을 보고왔다.

안평대군이 자신의 궁궐인 수성궁에 은밀히 아무도모르게 궁녀 열을 특별히 두어 밤낮으로 문장을 가르친다.
그러던 어느맑은날 순수한 시를 쓰게 하기위해 세상과 단절하게 한 안평대군이 글 솜씨가 너무 좋은 김 진사를 천상계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궁녀들과 만남을 가지게 한다.
세상과단절하여 흠모의 마음을모르고 순수한시만을 짓던 한여인이 김진사를만나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김진사또한 사모의정을 품게되면서 갈등이생긴다
사랑의 감정으로 시또한 사모의시를 짓게되는 운영을 안평대군이 눈치를채고 운영또한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려고 노력해보지만 결국 넘치는사모의 감정과 이뤄질수없는현실에 자살을 하게되고 죽은 운영만을 그리워하다 물한모금먹지못하고 김진사도 죽고 이야기는 끝이난다.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본연의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인것이다
둘은 결국 죽음을 택하지만 그 죽음으로 그들의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진않는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길이 둘에게는 죽음밖에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실제 소설 운영전에서는 이들이 죽음이후에 천상에서 다시만나 사랑을 나누게됨이 나와있다.

상사몽의 무대는 크게 중앙과 무대앞에 직사각형의 흰모래틀 그앞에 긴 대나무하나 무대뒤의 하얀 스크린이 전부였다.
전체적으로 단조로운듯한느낌의 이 무대장치에는 이유가있었다.
극이 전개되면서 대사의 20%정도가 시라고 할수있을정도로 상사몽에서는 시가 많이나온다.
단순히 연기자들이 시를 읊조린다면 듣는청중들로써는 대사가 귀에 읽히듯 들렸겠지만,
그 시들을 하얀 스크린을 화선지삼아 한자한자 쏨으로 귀로시를 듣고 눈으로 한번더 보게되는셈이다.

상사몽의 또한 볼거리는 무대 왼쪽에 자리 잡고있는 음악이었다.
기타에 옴브레 거문고에 정하리 정가를 부르는 정보람씨 로 이루어진 생음악으로 인물간의 애절함과 애틋함 아련함들이 더 잘표현되고 피부로 와닿았다.
오페라의 오케스트라처럼 화려하진않지만 상사몽의 분위기답게 차분하고 가지런한느낌의 음악이 더해져서 비로소 상사몽이 완성되는것 같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특히 주인공 운영을맡은 남승혜씨.. 사모의 감정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할수밖에 없는 비련의 여주인공의 아련한 내면연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린시절 안평대군이 데려올때 집에서 총애받는 귀여운 딸 본연의 모습 또한 너무너무 귀여웠다.
위엄있는 안평대군또한 수성궁 열궁여에게 거의 집착까지하는 모습과 나중에 사랑에 빠진 운영을 알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절규하는모습...
운영전은 인터미션까지 있는 1,2부로 나누어진 긴 연극임에도 전혀 지루하지않고 재밌게 연극을 관람할수있게 여기저기서 장치가 숨어있다.
각본상으로의 재치, 생음악의 생생함, 스크린으로 쏴지는 시들, 관객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연기자들의 동선 10궁녀들의 빨래하기에서 보여지는 안무들..

연극을 떠올리면 햄릿 과같이 지루하고 어렵고 FM적이라는 내 생각들을 부셔준 연극상사몽..
연극은 재미있다.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볼거리가 너무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