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때의 전율과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짧은 간격이라도 다시 보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놓쳤네요
꼭! 꼭!! 다시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못가서아쉽

연극의 내용은 비극이므로 불편함이(감정적으로) 있지만 연출력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메데아역의 여자분은 연기력이 좋더군요.

그분은 한번씩 공연하고 나시면 탈진하시겠어요. 감정의 소모력이 대단했습니다.

멀티맨과 멀티걸이 등장하고, 3초마다 웃음이 빵빵 터지는 예매랭킹에 항상 등장하는 공연들도 물론 좋습니다. 허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깊이있는 이런 공연은 가치를 이루 매길 수 없겠죠.
전 보는내내 그녀에게 이입되어 공연이 끝난후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선택 비극의 결말이지만,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내의 한 모습이 떠오르면서 조금 착잡하기도 했답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공간의 연출이 돋보이는 공연 정말 잘 보았습니다.

예매를 빨리해서 그런 건지...극장에 일찍가서 그런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젤 앞자리에 앉아서 봤습니다. 좌석은 앞에서 두번 째긴 하지만 앞줄은 비워두더군요.

무대는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사실 7인의 배우 7개의 의자라고 해서 좁은 무대에 의자 7개만 나란히 있는 것을 상상했는데 17개 정도의 의자가 있고 무대 중앙에 11개의 다양한 방향으로 높여진 의자들이 있는데 중앙의 하나만 어두운 색이고 나머지는 흰색(조명 아래라...암튼 밝은 색)이었습니다. 무대 장치, 소도구 배치 등을 감상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서 시작하기 전까지 열심히 세었더랬죠...하지만 사실...연극은 대개 혼자 보러 가는지라 심심해서 그러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극이 머릿속에서 넘실거리지만 자세한 언급을 감동을 줄일까봐 삼가하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화해서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서 연결이 아주 매끄럽지만은 않은 부분들도 있지만 극장 내 비치된 팜플렛 정도만 읽어보면 이전에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문제없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작과 끝이 참 인상적이었고 다른 6인의 배우들도 발성이나 움직임들이 참 좋았지만 메데아를 맡으신 남승혜 배우님...저를 여러번 전율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읽었을 때 메데아의 인상은 독선적이고 잔악한 여자였기에 너무 얌전해 보이는 모습이나 ''...습니다, ...입니다.''의 말투가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 그렇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그게 다 세밀한 연출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의자의 배치와 변화로 사회와 관계의 성립과 파괴, 권위, 금기와 파기를 표현한 점, 인물의 표현, 색의 대조를 통한 연출이 참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이제 연극을 하나씩 보기 시작하며 자신의 취향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창조적인 연출에 많이 설레고 기쁨을 찾는 저를 발견하고 있는 참인데 이 연극이 또 하나의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세심하고 기발한 연출과 온 몸을 울리는 연기...그 속에서 연출자의 의도가 연극을 보고 돌아가는 마음에 선명하게 남는 연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