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특히 연기들을 너무 잘 하셔서 굉장히 몰입해서 봤습니다.

눈짓부터 손짓까지 너무나 섬세해서 하나하나 놓치기가 아까웠습니다.

다만 희극 자체가 주제의식과 대사처리가 강렬한 것에 비해

극적인 요소나 사건이 부족한 편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좀 더

보완이 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연기와 의미심장한 대사를 꼼꼼히 듣는 즐거움이 상당했습니다. ^^




연극은 이그나시오와 카를로스의 반목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극단의 전염병인 카를로스와 이그나시오는 아마도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의 고뇌의 뿌리는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두 극단의 싸움으로도 보이지만 동시에

쌍둥이 중 누군가 하나는 죽어야만하는 자기증명의 싸움으로도 보였습니다.

몽상가인 이그나시오와 현실주의자인 카를로스.....

그러나 과연 누구 몽상가이고 누가 현실주의자였을까요.^^




그런데 연극이 끝나고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연극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주제가 ''''시각''''이다 보니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들이 주인공인 연극이지만 역시나 보이는 자들을 위한

연극이어서 비주얼적인 캐스팅이 중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인공 세분, 그러니까 카를로스, 이그나시오, 후아나 분들은

그 캐릭터에 맞는 외모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만약 미겔린 역을 맡으신 분이 이그나시오를 맡고 엘리사 역을 맡으신

분이 후아나 역을 맡았다면 스테레오타입과도 같은 시각적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을까요?^^

과연 주인공들의 고민처럼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시각이 없다는 것보다

더 자유로운가요? 그런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ㅎㅎㅎ

좋은 연극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헤쳐나가야 할
또는, 굳이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타오르는 어둠속에서라는 연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봐야 할 연극.
올 연말에는 봤어야만 할 연극.
배우분들과 스텝들의 노고가 확실히 보이는 연극.
장애인에 대한 동정심들은 버려야 함을 아는 연극.
관객이였던 내 위치를 뒤돌아보게 하는 연극.

극이 끝나고 돌아오면서도
애잔함이 오래가고,
가슴이 묵직해지는 연극.


조용한 소극장에서의 공연
집중해서 잘 관람했습니다.
극을 올리기까지 수고하신 배우분들과 스텝분들에게 박수를~!!

장님들의 이야기라기 보단...
삶에 대한 시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룰수 없는 꿈은 독이 되지만, 그 꿈을 버린다고 우리는 행복해 지지 않는다.
어쩔수 없이 일그러질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삶을 그들이 대신 숨막히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오랜만에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는 연극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행운같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어 더욱 기쁜 하루였습니다.
너무 다크할까봐 걱정했는데... 뭐 다크하긴 합니다. ㅎㅎㅎㅎ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편하게 보고 왔습니다. 시각장애우 학교의 이야기인데 사실 시력의 문제보다
편견의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그런 공연이였습니다. 스스로의 인생의 행,불행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섬세한 연기와, 열정적인 배우님들의 진지함에 저도 모르게 심각해져버렸지만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멋진 공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