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보고싶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보러왔었습니다.

근데, 이 연극에 나오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제 모습과 너무 닮아있는 것 같아서 연극 내내 잠시도 한눈을 안팔고 지켜보았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잘봤어요.

강태기 선생님의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반면에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그다지..

희곡도 너무 사족이 많더군요. 대학로 연극에서 코믹에 대한 강박은 이제 대세이고..

스토리텔링과 상관없는 요소를 삭제해 시간을 좀 줄이고,

전반적인 밸런스가 맞았다면 훨씬 좋았을 연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표현하는 방법은 너무나도 서투르지만,,

그래서 어긋나기도 하지만

누구나 가슴 한켠엔 알고 느끼고 있는것...

가족애에 대한 연극입니다~

잘봤어요~^^

관객 모두가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방청객으로

연극에 소소한 참여를 하게 되어 호기심을 주며 시작된 <눈꽃편지>



텅빈 무대에 제일 먼저 등장하신 남자멀티역의 석봉준님의 왕점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극중에서 ''''점이 점점 더 커진다''''는 애드립이 없었다면,,

정말 얼굴에 왕점이 있으신 줄 알았던,,ㅡㅡ;;;

배우신데 왜 점을 빼지 않으셨을까,,이러면서 갸우뚱했다.ㅋㅋㅋㅋ;;;



명랑하고 활기찬 분위기에서 어둠이 깔리고 시작된 연극.

한 여인이 갓난 아기를 안고 나와 ''''1951년 1월 00일 나는 죽었다.''''라고 말하며 시작된다.

연극을 접한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먼가 심오했던 첫장면은 극 후반부가 되면서 이해됐다.



적지 않은 나이로 데뷔한 트로트 가수 김천식은

남자DJ의 도움으로 라디오시대 고정 출연을 하게 되고,

방송 사연 하나하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 주정뱅이 아버지가 못마땅한 천식은

아버지 몸이 많이 안좋으시다는 어머님의 전화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를 찾지 않는다.

아버지는 항상 천식을 자랑스러워하고, 그리워한다.

병원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방송에 사연을 보내는데,,

눈꽃편지지에 한자한자 사연을 적어 보내고, 그 사연이 소개가 된다.

전화연결을 통해 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되는 장면에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찡했다.

전쟁고아로 자란 아버지에게는 오로지 아내와 아들 천식 뿐이다.

매일 술을 마시며 부모에게 버려져 홀로 외롭게 지내고 든든히 의지할 곳 없는 세상을 원망하며 살았다.

그런 그의 마음에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이 컸다.

그 세월을 술로 버티며 산 아버지가 안타깝고 가슴아팠다.



라디오사연에 딸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딸을 그리워 하는 아빠도 참 안타까웠다.

멀티맨 석봉준님은 슬픔도, 큰 웃음도 안겨준다.

여장하시고 나와 걸그룹댄스를 추실땐 정말 최고의 웃음을 안겨줬다.



극 초반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한 김천식의 퀴즈를 맞춰 선물도 받아 더욱 보람되고 뜻깊은 공연이 됐다.

소심하게 ''''김천식''''을 외치고 어색하게 ''''간때문이야~''''를 했던,,ㅋㅋㅋㅋ;;;



<눈꽃편지>를 보며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과 동생이 참 보고싶고 그리웠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소홀하게 되는 내가 너무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가슴 찡한 감동과 눈물, 깨알같은 웃음도 선사하는 <눈꽃편지>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연극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잘보러다니는 스타일인대요.
가끔 연극을보면 여운에도 안남고 나중엔 무슨이야기를 전하려는건지
이해가 안되는 연극들이 많았는데,
눈꽃편지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려는건지 ~ 의도가 파악되는 연극이라 참 좋았네요.
또 그냥 웃고 떠드는 그런 스트레스만 푸는 재밌기만한 연극이 아니라
마음에 남는 연극이었습니다. 친구와 봤지만, 부모님하고 같이 봤으면 더 좋았을뻔했어요^^
보고나서 아버지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네요~ 3.25일 할아버지 역할 하신분 연기 넘 잘하시더라구요^^
보는내내 진지하게 감정이입이 되서 넘 좋았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