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창이다"
고등학교 시절 EBS 국사 강의를 들을 때였다.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연극<전하의 봄>은 위의 말을 잘 보여주는 멋진 연극이다.

연극은 신명순의 원작인 <전하>를 바탕으로 새로운 감각으로 각색된 연극이다.
&#65279;50년이 지났지만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시대를 지났어도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해주게끔 해주는 내용이었다.

작품은 원작과 비슷한 방식인 극 중의 극 형태를 취하고 있다. 세조와 신숙주 사육신에 관한
연극을 준비하는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장면으로 연극은 시작된다. 나는 미리 원작 희곡을
읽고 작품을 봐서 몰입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지만 원작은 안보았던 몇 몇 사람들은
언제, 시작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갑자기 시작된다. 정신집중!

작품의 내용은 앞서 말했듯 수양대군이자 조선 7대왕인 세조, 그리고 집현적 학자이자
우리에게 숙주나물로 잘 알려진 변절 아이콘의 대표 신숙주, 그리고 사육신의 대표인물 중
한명인 성삼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원작과 달리 재미있었던 부분은 숙주 역을 맡은
배우가 연출자에게 끊임없이 불평을 한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연극인데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같은 대사가 나올 수 있느냐, 라고 숙주 역의
배우가 불평을 한다. 연출자 역시 그 당시에도 분명히 비슷한 사유를 했을거야,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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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전하의 봄>에는 몇 개의 갈등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첫 째, 위에서 언급했던
숙주로 분한 배우와 연출자로 분한 배우의 갈등. 숙주(헷갈리니까 임의로 지칭)는
이미 역사의 평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신숙주, 집현적의 촉망받는 학자였으나 결국
단종을 배신하고 세조에게 충성을 맹세한 변절자를 연기하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몰입도 잘 안된다. 그래서 따진다. 왜 이런 연극을 하냐고. 하지만 연출자 역시
생각을 바꿔 신숙주와 세조가 느꼈던 고뇌에 대해서 고민하자고 그리고 그에겐
배우는 주어진 역할만 잘해내면 되는 존재이다. 여기서 작품에 첫 번째 갈등이 나타난다.

두 번째 갈등. 작품 속 숙주와 부인 윤씨와의 갈등이다. 윤씨는 어린 조카를 내&#51922;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남편인 숙주가 사람들에게
수양에게 목숨을 구걸한 변절자라고 불리우는 것을 치욕이라고 생각하며 숙주에게
명예를 버리지 말 것을 말한다. 하지만 숙주에게 있어 명예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
자신에게 세조와 함께 이 나라의 사직, 부흥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내겐 당신이 필요하오''라고 자신이 모든 행동의 이유는 부인과 가족을 위해서라고.

세 번째 갈등 세조와 성삼문의 갈등이다. 이 갈등은 두 번째 갈등과 비슷하다. 문종이
죽고 상왕인 어린 단종이 즉위하자. 김종서, 황보인 등 훈구세력이 권력을 가지게 되자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밖으로는 외적이 침입이 끊이질 않아 백성들의 삶은 어려워진다.
이것이 세조가 집권하게 된 명분이다. 하지만 성삼문은 세조가 왕이 된 것은 단순히
왕이 되고자하는 개인적인 욕심이라 말하며 죽는 순간가지 세조를 야욕의 노예라고
조롱한다.

마지막 네 번 째 갈등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세조와 단종의 갈등이다. 신명순 원작의
<전하>의 마지막 장면은 윤씨의 자살 이후 괴로워하는 숙주와 아들을 비추면서
막이 내린다. 하지만 <전하의 봄>은 더 나아가 노산군(단종)의 죽음까지 다루고 있다.
사육신 이후 계속되는 피비릿내 나는 숙청은 끊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유배된 노산군, 단종이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숙주는 단종을 사사할 것을
세조에게 청한다. 조카이지 상왕인 단종을 죽인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세조는 인간적(?)
고뇌에 빠지지만 신숙주는 자신을 죽이던지 노산군을 죽이던지 둘 중 택하라고 청하고
결국 세조는 단종의 사사를 명한다. 막이 내리고 이로써 모든 갈등은 끝난 것 처럼 보인다.

2시간 여동안 엉덩이에 땀이 날 정도로 몰입해서 연극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라면 과연 명예와 실리 중에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예를 택할 것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 할 것이다. 하지만 세조와 신숙주처럼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비슷한 일이 50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에도 분명
있었고 앞으로도 없으리란 법도 없다. 그 때에 나는, 우리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까?

끝으로 신숙주. 그에게 삶을 지탱하는 것은 오직 아내의 사랑과 가족 밖에 없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명예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죽고 난 뒤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무대가 끝나면서 신숙주의 외로운 모습이 계속 생각이 났다.
내가 만약 숙주였다면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 같다.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이 사라졌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그러한 행동은 과연 옳은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지 고민, 해보았다.

역사는 돌고도는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역사에서 보면 역사는 슬픔과 애환만을 남겨지 우리는 그런 역사를 바꿀려고 하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므로 바로 이 슬픈과 애환의 역사를 지금도 되풀이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전하의 봄

삶을 그린 소통의 작..
인가의 고뇌와 괴리감속에 인생이란 무엇인가..??
권력과 힘..
진실과 거짓..
강함과 약함의 관계..
탁월한 연출과 배우들의 노련함이 웅장한 무대를 더 뚜렷하게 빛을 발산했다..
그들이 추구하는..
환경이 추구하는..
우리의 삶에 우린 고뇌함으로 녹아진다..
화이팅!!..

http://blog.naver.com/lovhyuk/60166152622
정말 감동적인 연극이어서 제 블로그에 올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