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을 하는 과정에서 원작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말하고자 했던 진짜를 잃어버린 느낌 구름처럼 허상이 되버린 연극

제가 본 희극 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저질스럽지 않게 웃음을 주고, 웃음을 주는 와중에도 메시지를 주는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역시 국립극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배우가 거의항상 무대에 상주해있고, 그들의 공간활용력도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제기억으로는 암전이 한번도 없었는데, 그때문에 집중이 깨지지 않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공연을 즐겼습니다.
공연은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름의 원작이 어찌됐던간에(저도 구름을 읽고 봤습니다), 현대시대에 맞게 잘 각색되었다고 생각했고, 또한 교육이나 정치에과한 이야기들도 공연속에 잘 녹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부분에 아들에 말도 안되는 논리, 하지만 인정할 수 없는 사람, 중간중간에 나오는 말장난 들, 그리고 조명과 코러스들의 역할 등 모든요소들이 잘 맞물려 충분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밑에 어떤분은 관객을 너무 유아적인 시선으로 연출자가 바라본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 공연은 중학생이상 관람가이고, 어떤 특정 계층을 타겟으로 하는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고 쉽게, 오해의 소지가 없게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구름>은 그러한 것들을 잘 지켰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연출자가 아동극을 많이 연출해서 자신과 맞지 않다고 하는 논리를 펼치셨는데, 그러면 실제로 그 아동극들을 하나라도 보고 그런말씀을 하시는지 참 의문스럽네요. 어떤 연출자가 어떻게 그리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공연이 계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누군가의 가치관을 변화시키는것은 매우 어려운일이죠. 그 과정에서 어떤 관객들은 기분이 나쁠 수 도있구요, 저같은 관객은 보고나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보고나서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코러스분들의 다재다능함을 엿보러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희극은 처음 접하는데 산만한 부분이 있네요.

그리스 고전이라고 해서 많이 기대하고 갔는데
텍스트는 한국식으로 각색이 심하게 되어 있어 원형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고
소위 해학이나 위트라고 하는 건 지나치게 원색적이고 노골적이라
쉽게 말하면 뻔하고 유치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요즘 과열된 교육열, 무한경쟁 비판하는 건 초등학생도 할 줄 압니다..)
특히 이분 연출은 이자람씨의 <사천가>에서도 그랬지만
음악이나 조명 활용에 있어서 참 세련되지 못하고 과하게 느껴지네요.
관객을 굉장히 유아적인 대상으로 파악하고,
본인이 원하는 메시지를 관객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게끔
반복적으로 세뇌성의 주문을 거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특히 노래도 아니고 대사를 주문처럼 왕왕거리며 외우는 연출 같은 건
"이게 이 극의 메시지야!!! 기억해!!!!! 이거라고!!!!!!"
싶어서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동극 하던 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이 분 연출은
저랑은 코드가 안 맞아서 다시 안 볼 것 같아요.
좋았던 점은 배우분들의 에너지 정도...?
희곡 자체는 취향인 것 같아서 원작희곡에 비교적 충실한 각색과
절제된 느낌의 연출이 다시 올라온다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