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원작에서 느껴지는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워낙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연극으로 옮기다 보니
중반 이후에 흐름을 따라가기가 벅찬 부분도 있었다.
다행히 원작을 숙독한 터라 즐길 수 있었지, 책을 안읽은 관객은
약간 어리둥절해할 때가 있었다.

그래도 몇몇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와 애드립으로 흥겹게 볼 수 있었고,
음악과 안무도 적절히 가미된 액션 활극(?)을 가깝게 감상할 수 있었다.

줄거리를 처음 읽었을 때부터 정말 보고 싶었는데...
초대이벤트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정동극장은 처음 가는 거라서 사람들한테 여기저기 길을 물어 찾아갔는데요,
일단 극장 자체 분위기가 극 내용이랑 딱 맞는것 같아 좋았어요.
게다가 공연장 로비가 우리나라 전통 스타일로 꾸며져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외국인 분들이 공연 보러 오시면 공연을 통해서 한글에 대해 좀 더 관심도 가지실 수 있고, 또 로비를 보고 우리나라의 정취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사항들만 알고 보러 간 연극이었는데...
오히려 이게 더 좋았어요! 다음은 어떤 내용이 나올까 두근두근거리면서 기대도 할 수 있었고요.
살인 사건을 다뤘다길래 잔인한 장면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궁금했었는데,
의외로 코믹스럽게(?) 연출되서 오히려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꼭 관객들의 머릿속을 드나드는 것처럼 보이는 어릿광대!
본 연극 편수가 안 되서 그런지 저런 역을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제가 지적하고 싶은걸 대신 지적해주는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 외에도 배우분들이 일인다역을 해주셨는데요, 어쩜 그렇게 각 배역마다 꼭 다른 인물처럼 보이시는지^^ 처음에는 몰랐는데 뒤로 갈수록 배우분들 얼굴이 점점 눈에 익으니까 알겠더라고요^^

공연보고 나서 프로그램을 구입했는데, 프로그램에 주요 내용들이 간략하게 다 적혀 있어서 공연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굉장히 편했어요. 그러니 공연 보신 후에 프로그램 구입하는거 꼭 잊지 마세요~^^

망설이지말고 보세요~

제가 얘기하는것보다 한번 보는게 훨씬 와닿을것입니다.

단... 개인적인 생각인데 책을 안읽고 보면 조금 멀게 느껴질지도모르겠네요.

암튼 정별감은 짱!!! ㅋㅋ

잘못눌러서 글이 올라가 버렸네요 ^^;;
앞글에 이어서 쓸게요 :)

무튼 그런 기대감을 안고 연극을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궐내의 상황과 명과의 관계에서 있었을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백성들을 위한 한글 반포의 의지를 꺾지 않았던 세종대왕의 신념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어요. 흥미위주로 흘러가다보면 빼먹기 쉬운, 하지만 온전히 담아야만하는 주제를 명확히 나타내 준것 같아요^^

그렇다고 '흥미'의 요소가 빠진건 절대 아니었어요. 연쇄살인사건이란 큰 틀아래 마방진, 문신 등 여러가지 암시와 복선들을 두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흥미를 더했답니다. 의문을 풀어가는데 있어 사용된 여러 종류의 지식들로부터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작가가 얼마나 고심하고 연구했을지 가늠해 보기도 했답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배우들 대부분이 일인 다역을 맡으면서도 상황이 바뀔때마다 능청스럽게 척척 그 역할을 소화해 내는 것을 보고는 '아, 저게 프로구나.' 감동이 되었답니다. 특히나 가리온, 최만리 역할을 맡으신 리민님과 무휼, 성삼문 역할을 맡으신 허윤호님 ^^ 그 순발력에 감탄! :)

새삼 아무렇지 않게 보고 쓰는 한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왜 만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이 새겨져 있는지 알게해준, 의미있지만 무겁지만은 않은, 위트 넘치는 작품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는가'였습니다. ^^

오랜만에 남는 공연을 보고 왔네요. ^^
사람사는 이야기, 사랑 이야기에만 친숙해져 있어서 인지 역사물이 조금 부답스럽진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공연을 보고는 괜한 걱정이었구나 싶었어요.

연극의 원작인 '뿌리깊은 나무'를 읽진 않았지만 '바람의 화원'작가인 이정명님의 작품이라기에 스토리에 대한 걱정은 덜었답니다.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재해석 하고 독창성을 발휘했을까 기대가 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