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명" (작:정복근 사범:조명균 출연:김신애, 김주원, 민상오, 위자현, 장준석, 조재현, 황교성 주최:연극집단 무공연마 극장:뜻밖의극장 별점:★☆☆☆☆) 이 극단의 공연, 전작 "하녀들" 을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퀄리티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작품의 문제인가? 어색한 손동작과 연기가 아쉽다. 그러나, 전작에 이어서 위자현 배우님의 집중력은 좋았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연극집단 무공연마가 <하녀들>에 이어 또하나의 공연을 올린다는 소식에 궁금하였는데 <실비명>이라는 유서깊은 작품을 공연한다고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니 역적과 같은 이들의 신선한 바람 덕분에 이 정도로 나은 세상을 살아가는 저의 파렴치함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주연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 덕분에 <실비명>이라는 작품의 1980년대 상황이 고스란히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점점 탄탄해지는 무공연마의 라인업에 다음 작품의 행보도 벌써 궁금해집니다.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이 극단의 첫 공연인 하녀들을 두 달전에 봤기에 호흡과 발음, 발성 기본기가 탄탄한 연극을 하는 곳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볼 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배우는 4명이 늘었는데 하나같이 삼박자의 기본기는 완벽하고 그에 더불어서 각 배역의 색깔은 뚜렷한데 누구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게 연극의 맛을 냈으니까요. 인물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련함, 눈시울, 웃음소리, 굳은 의지, 떠벌대는 묘사, 숨기는 불안감, 삐뚤어짐까지 너무나도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던 것을 느끼고 갑니다. 연기도 만족스러웠는데 연출 또한 매끄럽고 긴장감있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대는 단순한데 첫 장면부터 소름돋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조명이 배치가 모든 공간을 잘 살렸고 음향 또한 적절히 관심을 끌어내어 줍니다. 색깔 조명은 한번 쓰던거 같은데 그 상황을 절묘하게 극적으로 보여주던군요. 물론 극이 원래 그렇게 쓰여 있다고는 해도 듣기로는 90년대에 공연되고 두번째로 실비명이 공연되는 거라고 하던데 연출이 말도 안되게 짜임이 좋고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마치 그 시대에 한 장면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연극은 확실히 뭔가 다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연극을 보러다니다 보면 저 유명한 극단의 첫 공연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감히 말하겠습니다. 이 연극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