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극본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4명의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과 대사들이 모두 다음 장면을 위해 준비된 것들이었고, 그런 맥락 속에서 그들의 행동들이 근거를 가질 수 있었다. 명준과 수환이 그런 일을 결심하는 과정, 종태가 개입하면서 전개되는 사건, 민영이라는 인물이 갖는 이중적인 모습과 그로 인한 사건의 결말... 결코 간단하지는 않았던 이 작품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따로 떨어지지 않고 엮어진 채, 한 점을 향하여 전개되고 풀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런 만큼 공연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전 장면과 다음 장면이 어떻게 이어지면서 내용을 전개해나갈지 기대감을 가지게 해준다.

학교 내의 여러 교실, 옥상 같은 학교 바깥, 집 안의 방, 결혼식장 등등 여러가지 공간이 등장하는데, 이런 것들을 책상과 파티션, 조명 만으로 해결해낸 무대 연출이나 의상, 동선 연출 같은 부분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다. 제한된 자원을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느낌이랄까? 책상과 파티션의 움직임으로 전혀 다른 공간을 표현해내고, 그런 움직임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넣어서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하며, 소리와 조명을 효과적으로 곁들여서 장소의 분위기나 장면의 분위기(긴박함, 초조함, 이런 것들)를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그리고 아마도 이 작품의 인상적인 것 중 하나로 꼽힐 정장과 교복의 변환 역시, 공간/동선 연출 못지 않게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극본의 흐름,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부족한 점이 찾기 힘든 작품이었고, 그만큼 긴장되고 재밌고 여운이 남기도 했다. 특히 갖은 계략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0.1%라는 민영으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한 명준과 수환이 (학교 내 계급에서) 자신보다 하위에 위치한 종태를 이용하여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 그리고 그 장면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뱉는 ''저희... 모범생이잖아요''라는 대사는... 공부나 재산으로 매겨지는 ''모범생''이라는 호칭이 더 큰 관점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이 작품의 주제를 아주 잘 표현하였고, 그런 만큼 아주 큰 여운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전개가 너무 뻔히 보인다는 사실이다.
검사가 된 민영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의원 보좌관 명준과 회계사 수환, 그리고 동창인 것 같으면서도 어울리지 못 하고 결혼식에 초대받지도 못하는 공업사 사장 종태, 이들이 모인 첫 장면부터 과거로 돌아가 조직적 컨닝을 모의하는 장면에까지 이르면, 이 작품의 끝이 어떻게 날 것인지가 대충 짐작이 된다. 그리고 전개 과정에서 소소한 변주는 있을지언정, 짐작한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은채 작품이 진행된다. 첫 결혼식 장면이 명준과 수환의 본 모습 및 명준-수환-종태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을 미리 드러내는 의미가 있겠지만, 도리어 ''그 다음''을 기대하지 못 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너무 많은 것들 처음부터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렇다고 작품의 전개가 영 미지근한 것은 아니었지만, 더 큰 인상을 줄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더라.

한가지 남는 의문...
그 돈봉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그런 것 없어도 만점 받을 수 있다는 민영의 말은 헛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이 4명이 아닌 다른 누군가? 아니면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한 명준의 자작극?

끝났지만 후기 남겨보아요~!

정표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일단 믿고 예매를 했습니다.
수환역으로 너무나 멋진 연기!! 스페셜플레이를 못본 것이 좀 안타까워요!
다음 시즌도 하셨으면 좋겠다는 ^^

모범생들에서 제 애정캐릭은 민영이네요 역시ㅠ

참 좋았어요-
세상에는 질서가 필요하다는 말이ㅋ


연출이 참 즐거웠던 연극~!

즐거웠습니다~!

재밌어요재밌어요

재밌어요재밌어요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