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작
현대무용가가 춤추며 터득한 인체미 그려
흑백톤만으로 무용수 고뇌의 몸짓 잡아내

이정희 ‘무브먼트’(사진=갤러리팔레드서울)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이정희(70)는 춤을 춘다. 무용가다. 한국 포스트모던댄스의 개척자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그런 그이가 그림도 그린다.

주로 드로잉이다. 아크릴물감으로 붓질을 하는데 마치 수묵화인 듯 흑백톤으로만 인물의 움직임을 잡아낸다. 맞다. 춤추는 사람이다. 스스로가 춤을 추며 터득한 인체미를 빛과 어둠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이중주로 다시 해석한다.

동명연작인 ‘무브먼트’(2017)에는 긴 팔과 다리를 허공에 띄운 무용수가 등장한다. 고뇌가 흠씬 다가오는 몸짓.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구성은 단순하지만 기운은 단순치 않다. 한평생 머물렀다는 춤인생을 이렇게 정리한다는 것도 신선하다.

3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팔레드서울에서 현대무용퍼포먼스와 함께 연 개인전 ‘춤과 드로잉’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40×60㎝. 작가 소장. 갤러리팔레드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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