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옥션 올해 첫 경매서 86억6500만원어치 팔던 날
작성일2016.03.10 조회수250
2016년 첫 메이저 경매
천경자 '정원' 17억원 낙찰돼
역대 작가 경매 최고가 경신
단색화 여전한 인기 속에
낙찰률 81%·낙찰가 86억 6500만원 기록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현장 뒤쪽에서 16억 8000만원 나왔습니다. 17억원 가시겠습니까? 네. 17억원! 17억 2000만원 없으신가요? 없으시면 확인합니다. 17억원, 17억원, 17억원. 천경자 화백의 ‘정원’ 17억원에 낙찰입니다.”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K옥션에선 꽃샘추위도 잊은 듯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왔다. 이날은 올해 첫 메이저 미술품 경매가 열리는 데다 천경자 화백의 ‘정원’(1962)이 9년 만에 리세일 작품으로 나오기로 예정돼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소 경매 추정가인 13억원에만 낙찰돼도 작가의 역대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게 돼 더욱 관심이 높은 자리였다.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과 경매 참가자가 모여들어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예순다섯 번째로 천 화백의 ‘정원’을 호명하고 경매시작가 12억 6000만원을 부르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뜨거운 경합을 벌이며 순간 13억원을 넘겼다. 장내가 술렁이며 영광의 순간을 잡으려는 카메라 셔터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억원대 숫자를 갈아치울 때마다 장내에선 함성도 터져 나왔다. 마지막에 이르러 16억 8000만원에서 17억원을 넘겨 세 번의 확인 음성과 망치소리로 낙찰을 확정하자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9년 만에 48%가 오른 천 화백의 ‘정원’ 덕에 천 화백은 7년 만에 경매 최고가를 12억원에서 17억원으로 갈아치우게 됐다.
반면 ‘정원’과 함께 리세일 작품으로 나온 김환기의 ‘창공을 날으는 새’는 예상보다 경합이 뜨겁지 않았다. 11억 6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2~3번의 경합 끝에 12억원에 낙찰됐다. 천 화백의 작품만큼 열띤 경합은 없었지만 2011년 경매 당시보다 2억원 이상이 올랐다. 리세일한 두 작품 모두 오름세가 강남 부동산 투자 못지않았다.
이번 경매에서도 단색화의 인기는 계속됐다. 이우환·정상화·박서보·정창섭·하종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가의 작품은 여러 차례 경합을 벌이며 모두 최소 경매 추정가를 넘겨 낙찰됐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위작 논란에도 금세 팔려나갔다. ‘샤또 무똥’ 와인 라벨로도 쓰인 작품은 소품이지만 인기가 좋았다. 박서보 화백의 ‘묘법’시리즈는 1000만~2000만원에 경매시작가를 매겼지만 모두 2~3배 가격에 팔렸다. ‘묘법 No. 109~83’은 시작 1~2분 만에 참가자들이 경합을 벌여 2600만원에서 7600만원으로 단숨에 가격이 뛰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로 귀양을 떠나 쓴 ‘문산자지’는 낙찰가 1억 2500만원으로 고미술품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다. 22억원으로 경매를 시작한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151호)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작품은 한 박물관의 소유업체가 경영난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옥션의 미술품경매는 낙찰률 81%, 낙찰가 86억 6500만원을 기록했다. 다음 메이저 미술품 경매는 서울옥션이 오는 16일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출품작 199점에 100억원 규모로 여는 경매다.
천경자 '정원' 17억원 낙찰돼
역대 작가 경매 최고가 경신
단색화 여전한 인기 속에
낙찰률 81%·낙찰가 86억 6500만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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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현장 뒤쪽에서 16억 8000만원 나왔습니다. 17억원 가시겠습니까? 네. 17억원! 17억 2000만원 없으신가요? 없으시면 확인합니다. 17억원, 17억원, 17억원. 천경자 화백의 ‘정원’ 17억원에 낙찰입니다.”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K옥션에선 꽃샘추위도 잊은 듯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왔다. 이날은 올해 첫 메이저 미술품 경매가 열리는 데다 천경자 화백의 ‘정원’(1962)이 9년 만에 리세일 작품으로 나오기로 예정돼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소 경매 추정가인 13억원에만 낙찰돼도 작가의 역대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게 돼 더욱 관심이 높은 자리였다.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과 경매 참가자가 모여들어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예순다섯 번째로 천 화백의 ‘정원’을 호명하고 경매시작가 12억 6000만원을 부르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뜨거운 경합을 벌이며 순간 13억원을 넘겼다. 장내가 술렁이며 영광의 순간을 잡으려는 카메라 셔터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억원대 숫자를 갈아치울 때마다 장내에선 함성도 터져 나왔다. 마지막에 이르러 16억 8000만원에서 17억원을 넘겨 세 번의 확인 음성과 망치소리로 낙찰을 확정하자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9년 만에 48%가 오른 천 화백의 ‘정원’ 덕에 천 화백은 7년 만에 경매 최고가를 12억원에서 17억원으로 갈아치우게 됐다.
반면 ‘정원’과 함께 리세일 작품으로 나온 김환기의 ‘창공을 날으는 새’는 예상보다 경합이 뜨겁지 않았다. 11억 6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2~3번의 경합 끝에 12억원에 낙찰됐다. 천 화백의 작품만큼 열띤 경합은 없었지만 2011년 경매 당시보다 2억원 이상이 올랐다. 리세일한 두 작품 모두 오름세가 강남 부동산 투자 못지않았다.
이번 경매에서도 단색화의 인기는 계속됐다. 이우환·정상화·박서보·정창섭·하종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가의 작품은 여러 차례 경합을 벌이며 모두 최소 경매 추정가를 넘겨 낙찰됐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은 위작 논란에도 금세 팔려나갔다. ‘샤또 무똥’ 와인 라벨로도 쓰인 작품은 소품이지만 인기가 좋았다. 박서보 화백의 ‘묘법’시리즈는 1000만~2000만원에 경매시작가를 매겼지만 모두 2~3배 가격에 팔렸다. ‘묘법 No. 109~83’은 시작 1~2분 만에 참가자들이 경합을 벌여 2600만원에서 7600만원으로 단숨에 가격이 뛰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로 귀양을 떠나 쓴 ‘문산자지’는 낙찰가 1억 2500만원으로 고미술품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다. 22억원으로 경매를 시작한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151호)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작품은 한 박물관의 소유업체가 경영난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옥션의 미술품경매는 낙찰률 81%, 낙찰가 86억 6500만원을 기록했다. 다음 메이저 미술품 경매는 서울옥션이 오는 16일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출품작 199점에 100억원 규모로 여는 경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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