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가 지난 11일부터 압구정 CGV에서 공연되고 있다. 소극장보다 넓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데다, 보통 음료수 등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공연장과는 달리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꽤나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고구려 평원왕 시대, 바로 바보온달이 활약하던 그 시기에 평강공주를 보필하는 시녀 연이와 야생소년과의 순수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가장 재밋거리는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피조물들이다. 그들은 맨몸으로 산과 개울가. 연못, 동굴 등을 만들어 내고, 아카펠라 형식으로 효과음을 만들어낸다. 야생 소년의 정말 ‘야생적인 몸짓’도 인상적이다. 네 발로 걸어 다니는 듯한 걸음걸이와 산발 머리는 정말 산속에서 혼자 자란 야생인간을 떠올리게 해 극 몰입을 돕는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배우들의 목소리 이외에는 음향 효과가 거의 쓰이지 않고, 무대전환도 이뤄지지 않는다. 오직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배경과 목소리로 극이 전개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연이와 야생소년의 러브스토리에 눈물짓게 만드는 극의 탄탄함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중이다.

이 작품이 영화관에 올려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무대 세트가 거의 필요 없어서 이기도 하다. 모든(웬만한) 배경들은 모두 배우들이 만들어내기 때문. 나무, 계곡, 연못, 오리, 동굴 등 이들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관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요소도 있어 보인다.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함과 친밀함 대신, 넓은 극장과 세트 없이 이루어 지는 극 전개가 오히려 극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가족 단위로 좀 더 자유롭게 보고 싶은 이들에게 영화관 관람은 안성맞춤이지만,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배우와의 보다 친밀한 교류는 소극장보다 떨어질 수 있다.

극장으로 간 [거평이]. 소극장에서 맛볼수 있는 깊은 교류와 아기자기함 대신, 뮤지컬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친근함을 얻은 시도라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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