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가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남다르다. 2004년 국내 초연 당시 이 공연을 향한 중장년층의 사랑은 이례적이었고 이후 서울을 비롯한 지방 무대에서 1200회 이상 공연을 이어오며 명성을 유지해왔다.  친숙한 아바(ABBA)의 명곡과 '엄마와 딸'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이야기 덕분에, <맘마미아!>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뜨겁다.

이 작품이 국내 초연 10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프로덕션과 그 배우들이 펼치는 무대로 <맘마미아!> <댄싱 섀도우> 등을 국내에 선보였던 폴 게링턴이 연출을 맡았다. 그리스 지중해 섬에 사는 싱글맘 도나와 딸 소피의 가족애와 첫사랑,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여전히 공감을 형성하고 있다.

당연하겠지만 이번 무대는 시작부터 끝까지 한국어 공연과 거의 다를 바 없다. 가장 다른 점은 배우. 이들 중 10년 전부터 <맘마미아!> 영국 공연을 함께 해온 제랄딘 피츠제럴드(타냐 역)와 <맘마미아!> 투어 등에서 함께한 마이클 버클리(빌 역)는 안정된 연기로 깨알같이 한국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한다. 여기에 도나 역의 사라 포이저, 샘 역의 리차드 스탠딩 등 원숙한 배우들과 소피 역을 맡은 빅토리아 세라의 연기도 드라마와 잘 어우러진다. 하지만 10년을 함께한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 등 한국 배우들이 선보인 ‘쫀쫀한 캐릭터’를 접한 관객이라면 약간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런 아쉬움은 아바의 음악이 모두 상쇄해 줄 정도로 인상깊다. ‘댄싱퀸’(Dancing Queen) ‘허니허니’(Honey Honey) ‘맘마미아’(Mamma Mia) ‘아이두 아이두’(I do, I do, I do, I do, I do) ‘땡큐 포 더 뮤직’(Thank you for the Music) 등 한국어 공연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원어로 즐길 수 없었던 아바의 노래를 이번 무대에서는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여지 없이 모두를 기립하게 만드는 커튼콜은 백미 중의 백미. 형형색상의 의상을 입은 귀여운(?) 중년 배우들의 거침 없는 ‘댄싱퀸’ 열창은 국적을 뛰어넘어 관객 가슴 속으로 직진해 들어온다. 아버지 후보들을 자신의 결혼에 초청한다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모정, 자아찾기라는 보편적 감성,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아바의 노래까지 장착했으니, 이 작품의 흥행불패는 내한공연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수밖에 없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