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그리고 2010년 뉴욕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뮤지컬 관람을 ‘해야할 일’ 목록에 적어 넣고, 지금부터 무슨 작품을 볼까 고민 중일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 달에는 2010년 브로드웨이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인 뮤지컬 몇 작품을 소개해볼까 한다.

한 동안 <패싱 스트레인지(Passing Strange)>, <타이틀 오브 쇼 (Title of show)>, <넥스트 투 노말(Next to Normal)> 등 특정 작품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창작뮤지컬 제작이 눈에 띄었던 반면 요즘은 영화 원작의 작품제작이 한창인 분위기다. 물론 올해 ‘토니 어워즈’를 휩쓴 <빌리 엘리어트>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려운 시기에 제작사들에게 돌파구가 돼 줄 상업성 짙은 작품들이 많은 게 특징인 것 같다.

호러가족 , 브로드웨이로! : 뮤지컬 <아담스 페밀리>

얼마 전 <아담스 페밀리>가 2010년 브로드웨이에 살 집을 구했다는 공식발표가 있었다. 2010년 개봉을 앞둔 동명 영화 원작의 새 뮤지컬 <아담스 패밀리>에 관한 기사였다.

1992년 개봉됐던 원작 영화 <아담스 페밀리>는 파란 얼굴의 아빠 고메즈, 드라마 <프란체스카>의 심혜진을 늘 떠올리게 하는 엄마 모티시아, 장난꾸러기 딸 웬즈데이, 그리고 아들 퍽슬리와 할머니 등 여섯 식구의 이야기로 고풍스럽고 음산한 고딕풍 대저택에서 벌어진다. 이 엽기적이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연기할 배우들도 이미 다 정해졌다.

뮤지컬 <프로듀서스>, <아가씨와 건달들>, <어 퍼니 씽 해픈드 온 더 웨이 투 더 포럼(A Funny Thing Happened on the Way to the Forum)>, 연극 <이상한 커플(Odd Couple)> 그리고 현재 <고도를 기다리며>까지 특유의 편안한 코믹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네이슨 레인(Nathan Lane)이 아빠 코메즈로, <스윗 체러티(Sweet Charity)>로 토니를 수상했던 미모의 벱 뉴월스(Bebe Neuwirth)가 엄마 모티시아로 분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담스 페밀리>는 올해 2009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시험공연을 올린 후, 2010년 3월 4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4월 8일 정식 오픈할 것이며, 현재 <인어공주>가 공연 중인 ‘Lunt-Fontanne Theater’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네이슨 레인의 팬이기는 하지만, 너무(?) 꼭 들어맞는 캐스팅은 아닐까? 왠지 기대라는 재미가 감소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누가 제2의 맥라이언, 톰 행크스가 될까?
뮤지컬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뉴욕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해야할 일’ 목록에 적어넣는 것 중에 하나가 아마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올라가기’일 것이다. 영화 <러브 어페어>의 절절한 사랑을 떠올리며,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올랐던 그 곳에서 과연 뉴욕의 어떤 모습과 마주하게 될까 몹시 가슴 설레면서. 하지만 뉴욕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린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가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모습을 절대 볼 수 없다는 것. 그 옆에 ‘록 펠러 센터’를 적극 추천한다.

다시 뮤지컬 이야기로 돌아와서, 1993년 전세계인들의 연애본능을 자극했던 로맨틱 코메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도 뮤지컬로 제작 중이라는 소식이다. 이 작품과 관련해선 창작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작을 쓴 제프 알치(Jeff Arch)가 뮤지컬 대본을,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조엘 즈윅(Joel Zwick)이 연출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본은 거의 완성된 상태지만, 노래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원래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가 참여해 이미 18곡을 썼지만, 제작자인 데이빗 쇼어(David Shor)가 좀 더 현대적인 사운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작품의 제작과정이 순조롭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애초에 목표했던 2010년 오픈은 힘들지 않을까 점쳐지고 있다. 아직까지 극장도 확정되지 않았고 캐스팅도 마찬가지인데, 뉴욕의 한 신문사에서는 뮤지컬 <파자마 게임>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던 캘리 오하라(Kelli O’Hara)와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가 제 2의 톰 크루즈와 맥 라이언 커플로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올 가을 연극무대에 서는 휴 잭맨과 대니엘 크레이그
연극 <스테디 레인>

영화 <엑스 맨>으로 잘 알려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배우 ‘휴 잭맨’이 올 가을 브로드웨이 연극 <스테디 레인(A Steady Rain)>에 출연한다.

<스테디 레인>은 극작가 키스 허프(Keith Huff)의 작품으로 오랜친구이자 동료인 두 시카고 경찰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한 어느 날, 두 경찰은 공황상태에 빠진 베트남 소년을 그 소년의 삼촌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에게 보낸다. 하지만 그 삼촌이라고 했던 남자가 잔혹한 연쇄살인범으로, 그 소년이 그의 마지막 희생자로 밝혀지면서 두 친구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를 두고 갈등하게 된다.

휴 잭맨은 이미 알려진 대로 브로드웨이에서도 유명하다. 2004년 <더 보이 프럼 오즈(The Boy from OZ)>로 토니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오클라호마>, <선셋 블루버드> 등의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될 대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는 영국 출신 배우로 영화 <제임스 본드>, <뮌헨(Munich)> 등에 출연했다. 연극 <스테디 레인>은 올해 9월 10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9월 29일 오픈, 12주간 제럴드 스코엔펠드 극장(Gerald Schoenfeld Theater)에서 12주 동안 공연될 예정이다. 빅스타들의 명연기가 기대된다.

그리고 2010년에는 영화 <스파이더 맨>도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Spider-Man Turn Off the Dark(스파이더맨, 어둠을 밝히다)]라는 제목으로 2010년 2월 25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42가 힐튼극장 (Hilton Theater)에서 공연될 예정. 뮤지컬 <라이온 킹>의 인형들을 직접 제작한 줄리 테이머가 연출을,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그룹 ‘유투(U2)’가 음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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