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열정과 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주인공의 너무 흥분된 광기만이 보여져서 좀 아쉽다.

어느 작품이 안그러겠냐마는 이 작품만큼 볼때마다 다르게 와닿는 작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는요...

처음엔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지인의 초청(?)으로 급관람하게 된 작품이라...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수위(;;;)에 일단 경악하고 각자 서로 다른 방식의 사랑에 미쳐서 상대방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그 상황에 조금은 짜증이 나더군요. 그건, 작품이 싫어서 나는 짜증이 아니라 '쟤들은 왜 저러고 살지?' 하는 분통터짐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관람...
막공이 다가오면서 왠지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침, 할인 혜택도 있길래 예매해서 보았습니다.
그 두번째 관람에서, 첫 관람에선 느끼지 못했던 감정...은정에 대한 안쓰러움...
그 여리디 여린 소녀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게 뭔지도 모른채, 눈앞의 환상만을 쫓다...그렇게...생명의 끈을 놓아버리고 맙니다.
대체 그 여린 소녀를 그 누구하나도 꽉 잡아주지 못했을까요. 하나뿐인 혈육인 오빠조차도...
누구보다 그녀를 잡아주고 이끌어줘야할 단 한사람이었던 오빠에게마저 증오어린 눈빛을 보내며 그녀에게 '창녀'라고 하는 순간...그녀는 정말 모든걸 버릴 수 밖에....세상이 그녀를 버린 걸까요, 그녀가 세상을 버린 걸까요...
이 날까지도, 여전히 장정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관람...
김무열씨의 막공날이었죠.
이날 드디어 장정의 눈에서 광끼가 아닌 다른 것이 보였습니다.
그는 사실 누구보다 사랑받고싶었던 사람이었다는 걸...
처음엔 그의 토해내기만 하는 사랑이 불편했어요.
왜? 왜 당신은 좀 더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고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않지?
그런 생각에 장정은 참 끔찍한 인물이었습니다.
나에게 저러는 남자가 있다면 나는 과연 그를 받아줄 수 있을까?
No. 저라도 신희같았을 거에요. 그 남자가 괴물처럼 보였겠죠.
하지만 그를 자꾸 보면서...그런 그가 불쌍해보이기 시작했어요.
사랑하는 법을, 사랑받는 법을 모르는 남자..
누구도 자신을 사랑해주질 않고 자신도 이제 더이상 누군가를 사랑 할 수 없기에 이제 자기 스스로에게 키스를 하는 남자...

세번을 보고나오는 길...조금은 그 극과 그 인물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먹먹한 가슴은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사랑, 그게 대체 뭐길래....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어 참 좋은 연극이었지만, 다소 난해한 감이 없지않아서, 별 한개 뺍니다 ^^;;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에 대한 조금 어려운 이야기...
서로에게 구애받지 않고 구속받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살아가야 하는 사랑...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연극...

개인적으로 뮤지컬에 비해 연극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님 내용이 약간 저랑 멀게 느껴져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다고 마구 어려운 그런 내용도 아니였지만, 어쨌든..
저랑은 좀 안맞는거 같았어요^^;

그저 배우님들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고
김무열씨의 그 많고많은 대사와 연기에 놀래고...

멋진 연극이였어요

ㅋㅋ 짱재밋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