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많이 남은 작품이네용

세련되고 공감이 되는 친절한 연극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작,연출:김명화 무대디자인:이윤수 조명디자인:김성구 소품디자인:장경숙 음악감독:김은정 움직임:금배섭 사운드디자인:목소 그래픽,사진:김솔 출연:명계남, 양동탁, 박희은, 서정식, 노준영 제작:극단 난희 극장: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별점:★★★★☆) 2019 창작산실 연극 두번째 작품이다. 이번 창작산실 연극 라인업 중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전작 "햄릿,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를 봤었던 극단 난희의 공연이다. "냉면" 을 포함하여 세번째로 보는,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극단 난희! 이제는 애정 극단으로 불러야 하겠다. 연극 배우와 젊은 작가 지망생이 운영하는 술집 디오니소스! 여기에 사람들이 방문 하면서 극이 전개 된다. 특별할 것 없는 얘기와 조금은 독창적 이지 않은 캐릭터들 이지만 왜 이렇게 낯설지 않고 정겹게 다가 오는 걸까? 그 이유는 김명화 연출님의 글과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우들은 원래 캐릭터 와 극중극, 마이크로 얘기하는 해설자 까지 세 개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오늘 가장 좋았던 두 장면은 ''고향초'' 노래 나오는 부분과 꽃 이름을 말하면서 각자 대사를 치는 부분이었다. 다섯 명의 배우들 모두 좋은 연기와 앙상블을 보여 준다. 노준영 배우님! 마이크 목소리가 좋았다. 극단 난희의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연극을 200% 즐기면서, 고전과 동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적절히 버무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극중에서 신화 속 인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연극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신들도 영웅들도 평범한 인간과 같은 결점을 갖고 있기로 유명한 그리스로마신화의 적절한 차용, 배우들의 군더더기 없는 연기, 세련된 연출 등 연극의 매력 포인트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아니었나 싶다. 극중 인물들은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고 술집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들로, 인생을 장미빛으로만 보는 나이브한 낙관주의자들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사연 있는 사람들이 술집에 모여 술을 마시며, 개개인의 삶을 솔직하게 하나씩 들여다 보고, 결국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각자 행복을 찾는다. 연극은 이 과정을 매끄럽고 세련되게 잘 그려낸 것 같다. 인생을 마냥 행복하고 예쁜 걸로만 그렸다면 깊이 없이 너무 가벼웠을 것이고, 그렇다고 무게를 잡는다고 자칫 염세주의나 허무주의로 빠졌다면 보고나서 기운이 쭉 빠졌을텐데, 삶의 깊이와 사람들의 고뇌는 담되, 기운차려서 자기 삶에 열심히 임하고 싶은 마음도 들게 하는 연극이었다. 간만에 즐거웠던 문화생활.

초 중등학교때 흥미롭게 읽고 보던 그리스 신화 책을 다시보아야 겠습니다! 재미있는 그리스 신화를 밀도 있고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여 그동안 잊고 살았던 초년기의 추억이 되살아나게 하였습니다 간만에 만족스러운 연극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