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 한명이 75분간을 큰무대위에서 호흡의 흐름, 감정의 흐름, 표정의 흐름이 끈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 나갔다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

1월에 예매를 하며 언제 6월이 오나 했는데
세월은 참.. 빠르다..

2년전 춤에 매료되어 다양한 공연을 보아왔는데
'블루 레이디'란 솔로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남성무용수가 여성의 춤을 추다!
몸의 중심과 밸런스가 뛰어나고, 섬세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여준 테로 사리넨. 정말 멋진 무용수였다.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고된 연습의 시간을 견뎌왔을까.. 그의 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특히 앞에서 두번째 줄에서 보았기에 그의 세세한 표정과 땀방울까지 볼 수 있어 감동이 배가 되었다.

야자수 나무같은 것이 천장에까지 닿아있는 무대. 시작은 블라인드 안에서 강한 음악에 맞춰 반복적인 턴을 하며 시작. 그 후로 빨간색 커튼을 몸에 감고 나온 듯한 춤, 노란색 치마를 입고 춘 춤 등 시각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춤들이 이어졌고 코믹한 표정 춤도 참 인상적이었다.

무어라 평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 멋진 무대였다. 예전에 본 김성용의 솔로가 생각이 났고.
춤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lg아트센터에는 2002년 오페라의 유령을 본 후 두번째로 가 봤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 현대무용 블루 레이디와 잘 맞는 듯. 블루 레이디, 다시 보고싶은 공연이다.

카롤린 칼송의 원작 블루레이디기에 처음 막이 오르면 그녀가 연기했을 때의 모습을 영상으로 먼저 보여준다. 그것은 시간을 뛰어넘는 강한 인상을 줬다. 나의 심장도 따라서 쿵쿵거렸다.
현대 무용이지만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다 동작 또한 재미있고 흥미로웠기 때문에 난해하지는 않았다. 공연 중간 중간 테로 사리넨이 춤추는 동안 뒤에는 카롤린의 영상도 함께 보여줬는데 잠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자이고 그는 남자라는 것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테로는 모성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가 능력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남성이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모성은 위대하며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춤을 추는 장면에서 그랬는데 내 생각엔 그 장면은 출산을 상징한다. 이를 남성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 장면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중성적인 느낌을 많이 줬는데, 그 느낌이 신선했다. 즉 원작인 블루 레이디와 차별화되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하는 당혹감과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슬픔과 죽음 이후에는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암시인 듯한 마지막 장면은 특히 감동적이었다.
한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75분을 혼자서 이끌어 나간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작자의 긴 호흡에 감탄했고 일인무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이야기를 표현해 낼 수 있다는 데에 놀랐다. 여기에는 음악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 클래식 기타, 목소리, 오르간, 아코디언 등이 등장하는 음악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환희나 고독 등 우리가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충분히 표현해냈다고 본다. 음악들에서 나는 무엇보다 '추억'을 많이 떠올렸다. 마치 블루 레이디의 삶이 내 삶인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적인 요소로인해
현대적인 안무와 상황상황을 이어가는
시퀸스가 독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굿굿굿

처음으로 본 현대무용이었다
여자 무용수가 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몸으로도 무수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