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먼저 접하고 뮤지컬 관람했습니다.
책으로는 느끼질 못할 각 캐릭터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더 깊게 느낄수 있었고 감동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한국적인 이야기를 살려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꾸며낼수 있다니.. 노래도 너무 좋고 감동적이기까지 했어요.
아이도 엄마도 재밌게 즐기고 온 것 같아요.
다음 기회가 있다면 다시 관람할 의향까지 있답니다. ??
그뒤로 스피커로 장수탕선녀임ost만들어요 ㅎㅎ
뮤지컬이니 음악을 빼놓을 수 없는데, 후기를 작성하는 와중에도 계속 스트리밍해 듣고 있다. 경쾌하게 문을 연 첫 넘버 ‘목욕 가는 길’부터 멜로디가 수월하게 꽂힌다. 마디가 반복되지만 지루하지 않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 선녀송부터 아동 관객 보호자를 울리려고 작정한 듯한 ‘감기’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정서의 응축을 놓치지 않는다. 60분 뮤지컬이 웬만한 대학로 소극장 100분 러닝타임 뮤지컬처럼 체감될정도로 알찬 음악적 구성을 보여준다.
친구들은 덕지에게 왜 싫은 걸 싫다고 말 못하냐 타박했지만 덕지는 배려라고 응수했다. 뜨거움과 따끔함을 감내하고 온탕에서 때를 불린 후 때를 미는 건, 오로지 요구르트라는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덕지는 요구르트를 선녀님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이 불편한 과정을 감행한다. 조금 기분 나쁘고 불편할 수 있어도, 나에게 구체적인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면 용인할 수 있는 관용적 태도를 성숙한 시민의식이라 한다. 그런면에서 덕지는 나보다 나은 시민이었다. 배울 점이 많더라.
백희나 작가의 작품을 극화했단 것과 한뮤어 수상작이란 사실만 인지한 상태에서 ‘장수탕 선녀님’을 관극했다. 공연은 주말 새벽, 잠에서 깬 덕지의 방에서 시작된다. 8-90년대 가정집을 연상시킨 세트가 상수에 쏠려있고 뒷벽이 바투 붙어 무대를 좁게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 공간이 저게 다이려나. 왠지 불안 불안.
덕지가 엄마와 목욕탕으로 향하는 길, 정겨운 동네 풍경이 후면에 투사된다. 영상의 완성도가 높다. 요즘 뮤지컬 대부분이 LED 패널로 무대 디자인을 설계하는데 이 작품도 비슷한 컨셉인가. 멋대로 한 추정은 주요 무대가 되는 장수탕이 등장하며 와장창 깨진다.
탈의실 세트로의 무대 전환에서 일차로 놀란다. 달력과 사물함, 음료 냉장고 등등의 디테일이 상당한데. 그럼에도 여전히 무대를 좁게 쓴다는 인상. 몇 분 후 목욕탕 실내로의 무대 전환. 갑갑하게 느껴졌던 뒷벽이 열리며 공간이 트인다. 그럼 그렇지, 다 계획이 있었구나. 공간과 함께 상상력도 트이는 듯하다.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해소되니 그제야 인물에 눈길이 간다. 목욕탕이 배경이니 등장인물들 모두 나체의 상태인데 의상 아이디어가 좋다. 살구색 내의 재질의 의상이 다양한 체형을 드러내니 외려 성적 대상화가 개입할 틈이 없다. 참 좋았던 건 동네 터줏대감 할머니 역할을 맡은 남성 배우 역시 여성의 신체를 드러내는 의상을 소화했던 것. 젠더의 경계가 지워지며 성별 고정관념이 해체된다. 여기에 장수탕 선녀님까지 등장하면 화룡점정이다. 선녀라는 환타지가 수백 살 먹은 노인의 체형과 결합해 시각적으로 재구성된다.
덕지와 선녀는 잠수 놀이를 통해 무릉도원과 같은 이세계로 연결된다. 이때 다시 완성도 높은 영상이 투사되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얼마 안있어 덕지를 등에 업은 선녀의 형태를 띤 거대한 인형이 등장하며 무대를 휘젓는다. 이 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영민하게 교차하며 감흥을 증폭시키는구나. 감탄하게 되던 순간.
(이어서)
아이가 원래 백희나 작가님을 좋아해서~
작가님 공연 시리즈를 쭈욱 보고 있습니다.
배우님들 공연도 너무 멋젰고, 아이가 공연 끝나고 며칠동안 춤이랑 노래랑 계속 따라하더라고요^^
좋은공연 감사합니다~^^
주간
: 32위 
첫번째 평가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 
17
인터파크 판매공연
인터파크 미판매공연/해외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