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은 팜플렛에 적혀있는 극단 소개글이 참으로 귀여웠다. 투박한 글이 이들의 열정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연출이 3명인 점이 의아했었는데 극 속에 3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점으로 보아 아마 각자 한 가지씩의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지 않았나 추측을 해본다. 극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체계적으로 깔끔하게 흘러갔다. 요근래 관람한 연극 중에 이렇게 흥미진진한 극이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젊은 예술인의 패기, 재치가 돋보였던 공연이었다. 한 접시의 싱싱한 샐러드를 담백한 소스에 버무려 먹은 기분이랄까. 대학 미식축구팀 감독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이야기. 연출력보다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무언가를 외치는 인물, 그리고 강간 당하는 장면을 미화하긴 했지만 무대 위에서 해내는 배우들. 자극적이지만 그 안에 중요한 메세지가 두르뭉술하게 있는 느낌이랄까. 자극적인 장면, 누군가가 누군가를 짓누르는 폭력적인 모습들로 정작 중요한 줄거리, 중심질문들은 대충 얼버무린 듯한 기분이 들어 아쉬웠다. 광주민주화운동 사건을 다룬 이야기.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이야기를 연출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쉽고 간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극에서처럼 운동이 일어났고, 억압하는 뚜렷한 존재가 존재했다. 이 장면들은 하지만 잊고 있던 우리에게 저항에 대한 강렬한 갈망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일대기를 풀어낸 이야기. 이 친구(젊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표현되었으니 일종의 실례를 범하겠다) 의 앞으로의 행보가 굉장히 궁금하다. 코메디처럼 풀어내어 위장술을 펼친 똑똑하고 치밀한 연출이었다. 영리한 계산이었다. 기성 연출 중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았는데 높게 사는 점은 이 사람의 그것은 그 사람의 그것과는 맥락은 함께하지만 더 세심한 감정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관찰력이 뛰어난 듯하다. 이 장면들을 보다보면 행복해진다. 동시에 쏙쏙 이해가 된다.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웃음 속에 숨겨둔 세심한 연출이었다. 조만간 이 연출의 후속작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간만에 젊고 패기 넘치는 공연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당찬 걸음을 걷는 극단이 되길 바란다

솔직히 공연의 테마가 진보좌파적 이념성이 강해 관람여부를 망설였으나
실제 공연을 보고 나니 다중적 주제를 균형감있게 그리고 심도있게 다룬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별로 억눌린 자아의 저항의식을 통시대적으로 극복해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희라는 여성이 우리의 전통적 가부장적 제도하에 노예적 삶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다가 동경유학을 다녀온 여자친구 나혜석이란 신여성(모던걸)을
통해 자신도 독립된 인격체의 여성임을 깨닫고
자의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1910년대 조선여성이 노예적 삶을 운명적으로 살아온 것과 이를 즐기고 방치하는 남성우월적 사회상
1980년대 군사독재세력에 결연히 맞선 나약한 지식인 학생들과 극복할 수 없는 거대 권력이 군상처럼 버티고 서 있고
2011년 미국식 자본적 억압과 구조적 범죄가 횡행하나 나약한 한 인간의 생존의 돌파구를 찾아가기 위하여 현실과 타협하는 나약한 자아
그런 과정에서 한 인간으로의 억압과 상실의 동질성을 찾아내고
이러한 저항의식은 결국 2017년 광화문의 촛불저항운동을 통해서
자의식을 혁신적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다.

주제성이 강하고 저항이라는 주제의식을 통시대적 문제를 열거하고
그것을 구현해가는 섬세한 작업이 매우 성공적인 작품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사성이 강하고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정치적 소재의 작품들은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하여
다소 따분할 수 있는 것을
코믹요소와 테크니컬한 배우들의 연기력을 통하여
차분히 극복해가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무대장치도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극대화했다.
언제나 재정기반이 나약한 공연계의 난제라는 측면에서 그 가성비는 최고 였다고 할 것이다.
무대배경에 시대별로 의상을 배치하고 장면을 설정할때마다 포크스 조명으로 달리함으로써
별도 나레이션같은 구태한 보조 설명없이 진행된 점 또한 매끄러운 연출이었다고 보여진다.

어둡고 초라한 공연장이지만 연출과 연기력은 최근 보기 드문 볼만한 수작이었다고 할 것이다.

우연히 연극시기에 맞게 휴가를 나와서 짧은 틈 속에 연극 보려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하게 되었네요. 본인만의 색을 갖고 순수함을 담아내는 창의적인 배우일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다음 연극에서는 그 눈빛을 한번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봄 조심하세요 김관희 배우님.

솔직히 제목 개 돼지는 별로 끌리는 제목이 아니었다 다소 공연에 대해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 의외로 좋았다 세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여섯명의 배우가 모두 열연해 주셨다 시작은 풋볼 팀의 역동적임으로 시작되어 긴장감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성의 선구자로 화가이자 여성운동가 나혜석과 그녀의 친구인 경희의 순종적인 삶이 대조되어 편견에 갖힌 불운한 한 선각자가 안타깝게 낙마하는 이야기와 1980년대 전두환 독재시절에 광주 사태의 진실이 어떻게 교묘하게 감춰지는지 리얼하게 재연해 내어서 우리의 역사의 어두운 한켠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0년동안 유력 풋볼팀의 감독이 저질러온 성폭행 사건이 어떻게 무마되어 대중의 눈속임을 시키고 진실이 사장되는지 잘 보여주었다 개 돼지 가면을 쓴 대중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모습을 비판했지만 대중은 개돼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구호 속에 부끄러운 대중의 모습에 일침을 가했다 인터넷이나 방송 토크쇼나 언론이나 이런 매체들이 사람다운 진실을 보기 보다는 힘과 돈에 놀아나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풍물패의 북치고 장구치고 징을 치는 소리에 사람이 가져야 할 진실이 무참히 밟히고 진실의 소리가 감쳐진 반면 대중의 소리로 다시금 현실을 바로 보기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의 모습들이 정말 진실되게 판단되고 있는가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조금 더 약자의 편에 서서 깨어 있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매체에 휩쓸리고 있는 현실이 진정 사실인가하는 의문도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무엇이 진실인가 바로 볼 수 있는 사람다운 그 무엇인가를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실화사건을 모티브로 한것이라 더욱 관심있고 흥미로웠답니다.

3편의 지난 사건이 일어났던 상황들이 한편 한편이 아니라 배우님들이 끊임없이 등장햇다가 뒷편에서 사라져서 얼른 의상을 갈아입고. 정말 개돼지처럼 취급받았던 보통의 시민들이. 이제는 제대로 대접받고
다시는 그런 억압과 고통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고 긴 여운이 전해진 작품이었어요.
특히 마지막 이제부터 우리들은 개나 돼지가 아닌
인간답게 대접받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외치고 권력에 갑집에 맞서겠다는 사물의 큰 북과 징과 장구소리가 한국적인 작품으로 잘 전해진 배우님들의 열연으로 잘 감상하고 왓어요^^ 강추합니다 주변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