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화 된 동물의 눈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을 들여다본다. ‘성호가든’은 오늘날 우리 인간의 숨겨진 잔인한 본능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희곡의 의도를 살려내기 위해 연극이 보여주는 장면들은 더 극단적이고 더 잔인하며 충격적이다. 그러나 그 극단의 충격들은 단순한 폭력이나 범죄의 깊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잔잔하게 진행된다. 아주 단순하게 의식하지 않고 벌어지는 인간의 잔인함을 덤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눈에 포착된 성호가든의 모습은 인간 세상의 축소판으로 인간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성호가든’은 닭장과 식당을 겸하는 장소이다. 그 식당의 닭장 속에 살고 있는 닭, 찰스는 자신의 영혼이 바람에 날아와 닭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며 다른 닭들과는 자신은 완전히 다른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찰스와 함께 살아가는 닭들은 육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식당의 메뉴로 잡혀나간다. 그러나 찰스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죽음의 닭장 안에서 오랜 시간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는 직업소개업자와 식당 주인여자에 의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