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과 배우와 원작의 힘이 삼위일체!
다시 보고픈 감동!

그래도 관람 나이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자제를--
공연 분위기 너무 흐트리더라는--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었는데, 공연 기간이 얼마 안 남아 아쉽지만 추천합니다.

아래 관련기사를 클릭하면 작품 줄거리가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스포일러는 생략합니다. 과도한 노출은 감동을 반감시키니까요.

혹, 원작의 묘미를 만끽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는 공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양원에 사는 노숙자들이 <템페스트> 공연을 올린다는 극중극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 공연은 무대에 올리기도 전부터 삐그덕거립니다. 주인공하지만 저마다 굴곡진 사연을 품은 요양원 사람들은 <템페스트> 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서로 호흡을 맞추는 동안 각자가 떠올리는 대상과 화해를 하는 듯 보입니다. 연극 무대에 서기 일주일 전 주인공 프로스페로 역을 맡은 최씨가 요양원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좌절하는 듯합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우리 주제에 무슨 연극이야." 하는 식의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사람들은 동요합니다. 연극은 좋은데 왜 하필 인물 이름도 외기 어려운 <템페스트>에 회의를 갖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양원 원장의 설득으로 연습은 계속됩니다.
인물들이 서서히 극에 몰입하면서 그들만의 <템페스트>가 전개됩니다. 도무지 대사가 입에 안 붙어 못해먹겠다는 배우에게 연출은 문학적 표현 대신 못이기는 척 육두문자를 허락합니다. 프로스페로를 프로스펙스라고 부르는 할머니도 어느덧 적응을 하고, 젊었을 적 배우가 꿈이었다는 원장도 어색한 연기에 열심입니다.
설정상 늙고 병든 요양원 사람들이 펼치는 연기는 동적인 긴장감보다 진한 감정선을 이끌어냅니다. 단 현대무용을 보는 듯한 몸짓을 보이는 에어리얼을 제외하면 말이죠.
무대와 가까운 객석에서 정태화, 송태영, 서이숙, 최용진 씨 등 배우들의 호흡을 느낄 수 있었고 쉬는시간 없이 2시간 남짓한 공연임에도 끝까지 몰입하면서 보았습니다.

해피엔딩 극중극을 감싸안은 비극적 현실 액자 구조.

어른 3명과 청소년 6명이 함께 가서 관람을 하였는데
중학생들도 어른도 모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생각과는 아주 다른 내용의 연극이었다.
본 사람에 따라 매우 평이 다를 작품이다.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다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건 굳이 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가지고 이런 극을 만들었냐는 것이다. 이런 주제로 만들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다르게, 그래서 좀 더 낳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모독이다.

그러나, 열심히 공연하신 배우분들에겐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