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바로 뒤에 위치한 백성희장민호 극장.

회사에서 걸어서 십분 거리에, 이렇게 독특한 극장이 있을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건물전체가 빨간색으로 인상깊었습니다.

극장이 깨끗하고 넓어서 좋았는데, 공연시작 시간이 지나서, 직원이 갑자기 다리없는 의자를

가지고 들어오더니, 거기에 관객을 앉히더군요, (원래 의자가 없는 자리였는데) 공연이 지연되는

것 보다도, 없는 자리를 만들어 관객을 앉히는 모습은 처음봐서, 놀랬습니다. ^ ^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참신함이 돋보이는 창작극이었습니다.

‘삼국유사’를 만든 일연에게 조력자가 있었을 것이란 가정을 토대로 극이 진행됩니다.

일연 사후, ‘삼국유사’를 간행한 것으로 알려진 제자 무극을 주인공으로 역사서 편찬을 위해

모인 출신과 가치관이 다른 네 젊은이가 함께 부딪히고 갈등하며, 삼국유사를 지키기 위한

열연을 보여줍니다.

무극뿐 아니라,무극을 견제하며, 사사건건 언쟁을 벌이는 해욱, 충렬왕,

원성공주(원나라 출신 왕후)등 모든 캐릭터가 개성이 강하고 분명하고 인상적입니다.

(다만 배우들의 대사 실수가 좀 잦던데, 의도인건지, 실수인건지 잘 구분이...)

삼국유사를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연극이 끝난 후 연극을 이해하기 위해

함께 본 친구와 한참을 토론을 했네요.

연극의 내용뿐 아니라, 소품, 음악, 연기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도 하게 되고,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극장에서는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과, 메세지 강한 좋은 연극이 많이

올라오는것 같은데, 위치도 가깝고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