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피아노 듀오 콘서트
英·美 음악 연주 드문 기회
엘가, 거쉰 등 대표작 연주
20대 고민 많을 시기 친해져·호흡 척척
"풍성한 곡, 신선하고 흥미로울 것"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왼쪽)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사진=목 프로덕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해외서 활동중인 음악가들의 20대는 이른바 ‘질풍노도의 시기’란다. 세계 유수의 실력자 사이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아 키워나가야 하고, 음악을 직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과 맞닥뜨려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해외생활이 잦은 만큼 오롯이 혼자되는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는 게 클래식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제 막 이 과도기를 거친 혹은 겪고 있는 두 청년 연주가가 한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30)과 해외 유명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6)이 ‘영국과 미국’이라는 특별한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평소 듣기 힘든 영국과 미국대표 작곡가의 곡을 비교해서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들을 것이 많은 풍성한 곡들이다.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곡은 김재영이 직접 골랐다. 영국 작곡가 엘가와 브리튼,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코른골트와 거쉰의 블루스 리듬을 편곡한 프롤로프의 작품을 들려줄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엘가’와 ‘코른골트’를 뼈대로 어울리는 곡을 배치했다는 김재영은 “걱정 반, 설렘 반이다. 음악은 청중의 귀와 가슴을 자극해야 하는 것인데 지루한 게 최악이다. 연주자로서도 굴욕”이라며 “곡들이 생소해 청중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귀띔했다.

동생 선우예권과의 협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실내악 공연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김재영이 선우예권에게 듀오 연주를 제안하면서 협연이 성사됐다.

두 사람은 서로의 연주에 대해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우예권은 “다른 바이올리니스트와 듀오를 많이 했었는데 형(김재영)과 호흡이 잘 맞아 금방 친해졌다. 결과적으로도 좋았다”며 “특히 이번 프로그램을 보니 못 들어 본 곡들이어서 신선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마침 스케줄도 맞아 단박에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재영 역시 “듀오는 합이 중요한데 잘 맞는다. 특히 예권이는 앙상블 능력이 뛰어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헐’ ‘대박’ 같은 유행을 쓰다가도 두 사람은 음악을 얘기할 때 눈빛이 달라졌다. 김재영은 “늘 더 잘하고 싶다. 생애 처음 바이올린을 접했을 때 행복했던 순순한 그 마음을 지키고 꾸준히 가져가는 것, 연주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가로서도 인품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선우예권도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매네스 음대) 교수에게 2년째 배우고 있다. 따뜻한 감성을 가진 분이다. 어떤 음악이든 따뜻한 온기를 채우는 점을 닮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스케줄도 이미 꽉 찼다. 김재영은 오는 9월 ‘노부스 콰르텟’과 함께 한국 연주단체로는 처음으로 독일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가 하면, 선우예권은 7월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 한국인 피아니스트 최초로 리사이틀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재영·선우예권의 듀오 콘서트는 1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티켓 가격은 2만∼4만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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