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카고
또 보러갈께요!
보통 뮤지컬을 볼 때, 음악을 미리 들어보고 도전하는 편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예매 1위롤 차지하고 있었지만 음악은 그닥 끌리지 않았다. 재즈 풍 보다는 웅장한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의 시카고 음악들이 내게는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별로 볼 생각이 없다가 뮤지컬을 좋아하는 한 선배에게 강력 추천을 받고, 마땅히 끌리는 뮤지컬이 없어 반신반의하며 본 뮤지컬이다. 결과는 대성공! 외국 뮤지컬, 원조 뮤지컬이 더 대단하다는 편견을 깨준 뮤지컬이었다. 최정원의 목소리는 그야 말로 내가 원하던 파워풀한 목소리였고, 햄릿에서 약하디 약한 오필리어 역을 맡았던 윤공주의 대반전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남경주는 노래보다는 연기가 훌륭했고 메리 션샤인 역을 맡은 배우의 고음에 박수를 쳐주어야 했지만 너무 웃겨서 고개를 숙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오리지날 뮤지컬이 얼마나 더 크고 웅장하던지간에, 최정원과 윤공주의 파워는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스토리도 꽤 흥미진진했다.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이런 자극적인 소재가 들어간 노래들이 파워풀하고 내가 원하는 뮤지컬 음악의 감정이 나오곤 하기에 좋아한다.)에 그런 것들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이용해 쇼맨쉽을 하는 빌리 플린.
주목 받고 싶어하는 교도소의 여자와 빌리 플린의 작전은 꽤 흥미롭게 진행된다. 록시를 무릎에 앉히고 대신 말을 하는 빌리의 입모양에 주목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입을 움직이지 않고 말을 하는 남경주의 표정이 정말 생생하다.
죽일 수 밖에 없었던 그녀들의 스토리를 듣고 매혹적인 춤들과 사다리 위의 아찔한 하나 하나의 몸짓들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예술로써 그들의 유혹이 아름답기만 했다. 다만 티팬티는 제외하고 싶다.
같이 본 선배와도 이야기를 했지만, 한국판 시카고는 미국의 시카고가 아닌 신도림의 시카고가 되어 한국인 입맛에 맞는 뮤지컬을 재탄생시킨 것 같다.
한국사람의 욕, 시카고는 신도림에 있다는 유머와 함께 잘못했으면 미국 유머를 이해하지 못할 상황들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잘 구성되었던 것 같다.
록시의 거짓 임신에 놀라 아 썅!을 중저음으로 내뱉던 최정원의 목소리가 어찌나 강하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관심을 잃어가는 벨마의 처절함과 오리지날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가 저 아래 끝까지 내려가 힘을 솟아낼때면 노래 와중에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덤블링 비슷한 춤을 추고 퇴장 음악 부탁해요~! 에 의자에 앉아 왕이 지나가듯 화려한 모습을 보여줄때면 디큐브 아트센터에 딱 맞는, 딱 좋은 크기의 공연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뮤지컬과는 다르게 연주자들이 바로 무대에 계단식으로 앉아있고 지휘자의 참여도 있는 센스까지 뮤지컬 시카고는 그동안 봐오지 못했던 가벼운 웅장함이랄까? 무대는 좁으나(외국의 큰 뮤지컬에 비해) 그 안을 연주자들과 파워있는 배우들이 두 세배 이상의 음악과 스토리의 조화를 이루어 낸 것이다.
남자 배우들의 매끈한 몸매와 섹시한 춤들이 록시를 유혹할 때면 록시가 되고 싶기도 하면서 록시의 그 주목받고 싶어하는, 큰 꿈이 실현되리라 믿는 그녀의 욕망과 간절함을 내가 비슷하게 느끼고 있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자극적인 시카고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은 호기심도 컸겠지만 말이다.
연주자들이 마지막에 일어나서 연주를 해주는데 그닥 즐거워 보이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색소폰 공연이 보고싶었던 참에 색소폰 소리와 여러 현악기, 피아노 소리가 1920년대에 온 것만 같아 미드나잇인파리에 길이 된것만 같았다.
미친듯한 욕망의 소유자이며 뗄레야 뗄 수 없는 파워있는 여자들 벨마와 롹시~ , 사랑만을 원한다는 반어법의 노래를 맛깔나게 불러준차가운 도시남자 빌리, 마마에게 잘하면 마마도 잘해줘요~ 중저음이 좋은 마마, 자기야 사랑해(19)의 모션이 웃긴 소심 조용 에이모스 퇴장음악은 우리의 박수소리!, 너무나 소녀^^ 같았던, 마지막 본인의 목소리를 터프하게 들려준 션샤인 여사....님! 넘치는 노래 실력, 짜릿한 춤, 먼 옛날 시카고의 모습의 음악과 무대, 매혹적인 연기들 다시 역수출할 기회가 오기를 바라며 역시 뮤지컬은 무대를 즐겨야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기회였다.
감동적인 공연이었어요.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살짝 지루함이 없지 않아 있었고
정선아 빼고는 노래며 연기며 별루였다.
전체적으로 산만했다.
전반적으로 뭔가 빠진듯 심심했다.
즐거움이 가득했다
화려함과 ㅋㅋ음악들의 조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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