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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업으로 만든듯한 소품들이 정겨웠음

연극 백마강 달밤에, 메밀꽃 필 무렵에 이은 오태석 연출가님의 2016년 신작이라는 점에 흥미가 생겨서 부모님과 함께 첫날 4시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감옥에서 출소한 후에 산짐승들의 먹이인 도토리를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일렬이와 만주에서 호박잎을 따다 식당에 대주는 일을 하는 삼렬이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여러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이 연결되어 완성되어가는 형식으로 펼쳐지는 연극으로서 80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 연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에피소드들 중에서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이 환생하여 멧돼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딸이 자살했다고 오해한 가족이 티벳으로 여행을 떠나 부처님께 기도드리는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스무명이 넘는 배우들이 저마다 맡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일사분란하게 무대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과 독특한 오브제와 소품을 사용한 무대 연출과 불교의 윤회 사상이 어우러진 모습은 근래에 본 어떤 연극보다도 파격적이고 독특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우화적으로 그려낸 점은 좋았지만, 다른 분들의 지적대로 다소 어렵고 난해한 이야기와 음악과 춤이 이야기와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관객으로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적 연극 언어 화법과 말투도 생소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한 것과 상식을 앞서나간 실험적 요소들이 오히려 단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앞으로 회를 거듭해 나가며 보완되어 다듬어 지게 되겠지요. 맑고 화창한 토요일 오후에 저와 부모님께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연극 도토리를 비롯하여 극단 목화의 앞으로의 발전과 활약을 응원하겠습니다.

뭘 이야기 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고, 예술가 혼자만의 세계를 표현한것이니 걍 봐라 라고 말한다면 정말 무책임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의 공연이었다. 연습일정이 어떻게 된지는 모르겠으나 막공인데 배우들 합이 안맞는 부분도 많고 중간중간 이해가 안되는 오브제들 투성이에 목적은 보이지도 않는다. 오태석 이라는 네임밸류만 믿고 봤는데 앞으론 고민에 또 고민해보고 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연극계의 클레멘타인.

실망스러운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