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 남경읍 형제분의 연기를 보았습니다~
아.....남경주씨의 공연은 자주 봤었는데~
형제가 같이 공연하는 것을 볼수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보러 갔어요
레인맨의 인기는 이미 듣고 가서인지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일단 공연장부터 깔끔하고 시설이 조아요~
그곳에서 하는 공연은 또 보러 가고 싶더라구요
거기다 남경주, 남경읍씨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기대하고 보면 조금은 실망을 하거나..
아~정말 기대한 만큼이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건 기대 이상입니다...
박상원씨의 공연도 보고싶네요..ㅠㅠ
앵콜공연 또 했으면 합니다.

치열하고 메마르게 살고 있는 요즘 나에게
촉촉하게 눈물이 되어준 연극이었다.
지적장애를 가진 형과 이익을 따지고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동생과의
가슴 따뜻한 만남,,
아니, 만나서 가슴 따뜻해지는 여정...
공연을 보고 난 후에도 형이 자장가처럼 불러주던
비틀즈의 'Good Night'이 자꾸 귀에 맴돈다..

그냥 멍하니 인터파크 공연 창을 열고 요즘 뭐가 재미있나 둘러보다가 박상원씨의 얼굴이 눈에 띄었어요.
최근 드라마 황금물고기에서 젠틀하고 멋진 모습으로 나오고있는 박상원씨가 연극 레인맨에서는 자폐증을 가진 레이먼으로 나온다는 것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역에 어떤모습으로 나올것인지 너무 궁금했고 바로 티켓을 예매해 버렸습니다.

이전에 레인맨은 영화로도 제작되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영화를 보지 않았기에 극중 내용은 시놉으로만 확인하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로 향했습니다.

제가 본 날 캐스팅은 레이먼 박상원씨와 찰리 남경주씨. 사실 남경주씨 또한 너무 유명해서 소개멘트따위가 필요없는 분이지요. 정말 환상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상원씨와 남경주씨의 연극무대는 처음보는 것이라 많이 설레었지요.

조용하고 어두운 가운데 연극의 시작은 극중 레이먼(박상원)의 노래와 함께 시작됩니다.

제가 궁금해했던 박상원씨의 자폐증 연기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일품이였습니다.
상상되지 않았었던 모습이였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는 그 모습을 보고 어찌나 깜짝 놀랐는지.. 자폐증을 앓고있는 레이먼의 부자연스러운 동작과 말투를 표현하는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극중 레이먼은 써번트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 그 내용을 머리속에 모두 암기해 버렸는데,
그 암기내용을 줄줄 외우는 박상원씨를 보고있자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많은 대사를 어찌 암기하여 꼬이지 않게 정확한 발음으로 내뱉으며, 그와 동시에 부자연스러운 자폐증 연기를 할 수 있는것인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남경주씨. 워낙 유명한 분이기에 당연히 기대를 했습니다.
일단 처음듣는 남경주씨의 목소리톤과 말투에 저는 좀 당황했습니다. 너무 전형적인 공연말투라고 해야하나요? 자연스럽게 평소쓰는 말투와 톤이 아니라 공연에 적합한 말투와 톤이 느껴졌습니다.
독특한 억양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런 억양이 대사전달이 더 잘돼게 함을 느꼈고 서서히 공연에 빠져들었지요. 극중 주식트레이더로 나오면서 계속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모습이 정말 긴장한 듯 느껴지기도 해서 참 신기했습니다.

이 연극의 절정은 역시나 두 형제의 가슴뭉클한 대화가 아닐까 합니다.
나중에 알게된 레인맨의 진실은 저를 너무나 뭉클하게 만들었고 눈물까지 났습니다.
레이먼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본인이 병원에 있는것이 옳다라는 것을 말할땐 어찌나 슬프던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행복하고 싶지만, 자신의 행복 이전에 사랑하는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모습이...

요즘에는 사라지고있는 가족애에 대해 참으로 많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두 형제의 대화로인해 찰리는 가족애와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알게되었고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죠. 점점 변화하는 찰리와 레이먼의 모습에서 참된 가족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이미 유명한 영화인 [레인맨]을 카츠히데 스즈키(Katsuhide Suzuki)가 극작하고 연출하고 난 뒤 작년(2009)에 국내에 초연된 공연을 안타깝게 놓쳐었는데 이번엔 용케 시즌에 맞춰 정보를 놓치지 않아 시간을 벼른 노력으로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와 달리 찰리의 직업이 인터넷주식트레이더로 바뀌어 있었고 드라마적 요소보다는 해학성이 깊게 연출되어 경쟁과 물질주의에 허우적 거리는 현 사회의 부조리함을 관객에게 공감시키며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보다 더 마음이 닫혀 있는 동생의 모습을 통해 소외와 단절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그들이 서로의 존재와 의미를 채워가면서 변해가는 형제의 감동적인 소통과 상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했다.

무대도 좋았고 워낙 좋은 작품에 연기파 캐스팅, 명성이 자자한 연출가와 스텝 등으로 구성되어진 무대이기에 무조건 잘 즐기기만 하면 되는 공연이었다. 관람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만원데이로 본 연극.. 몇배의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