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시간을 놓쳐서 못본공연이라
서울연극제에 포함되어 넘넘 기뻤어요...
공연두 역쉬 넘넘 좋았구여...
마방진극단 스타일을 워낙에 좋아라해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고 삐리 같어 (겉은 다 익었는데 속은 끝없이 영글어가는 중~~ 언제 다 영글지는 아무도 알수없는^^)

선 빵 부터 늘 기막혀

웅 가레티 詩를 읽는듯.. 이미지를 검은 무대위에 순수하게 막써갈겨.... 엣지있다 고선웅!!



지난 해 강철같은 흡입력에 헤롱헤롱 두번이나 관람한"강철왕"

그들의 침폭탄공격과 엄청나게 빠른 대사 쫓아가느라 무지하게 힘들어하면서도

동시에..

나는 예쁘니까;빨간드레스와 찜질방 계란언니의 동그란눈, 독일어기계음.. etc

그냥 옴팡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벗어제낀 남정네들의 구리빛 식스팩.....ㅎㅎㅎ

각각의 캐릭이 너무나 강했던지라 아직도 기억이 생생....

바로 뒤이어 무작정 보러 달려간 좁은 마방진극장의 "들소의 달"

강철왕의 그 인상이 지독히 강했던 지라.

첫 들소의 달은.. 내게 기대했던만큼의 큰 기쁨(?)을 주진 못했었다.



두번째 다시 만난 "들소의 달"

꾸밈없는 직각형의 기울어진 하얀 몇개의 사각벽 들이 둘러 친.. 마방진에 비해 깊고 넓어진 무대.

1971년.. 짧은 자막을 시작으로

폭력에 길들여져 자신(이성)을 놓아버린 어린 양수의 이야기는

동물의 왕국에 반복적으로 나온 보츠와나 와카방고 델타지역의 아프리카 들소 떼.

군집하여 사는 특성이 있어.. 무리에서 떨어지면 등전불명, 그 즉시 사자의 먹잇감.

바로 그것같이 비유되면서... 200X 까지의 40여년의 긴 세월을 숨가쁘게 달려간다...



"사실적 묘사를 생략하고 본질적인 캐릭터만 붙들고... 회화적이고 詩적으로 표현한다"

조명은 자주 배우들 모습을 그림자처럼 검게 비춘다.

양수와 선녀를 제외한나머지 역들은 현실감에서 벗어난 의상과 몸짓을 한다.

그렇게 이미지 적인 느낌이 강하다.

깊고 넓어진 무대위 배우들의 동선도 덩달아 커지면서

첫 들소 때 캐릭에 덜 녹아들었던 느낌의 그 배우들은, 이제.

그 엄청난 대사량과 몸을 아끼지 않는 최고의 노력으로

각각의 캐릭에 완전 몰두되어 있고, 아주 윤이 반짝반짝 하다..



첫 공이었던 지라.. 비록 약간의 기술적 실수가 몇번 보이긴 했었지만.

공연 자체의 만족도는 아주아주 좋았다.

측은한 축생犬공 이었구, 능글 빨간마후라 개장수였구, 월남전 생존자 구상사였구,

애들 삥뜯어먹는 양아치거든, 오락실 폐경기 우울한 말년을 보내는 할머니를 불쌍히 여겨주게...등등

도대체 뭘 알아내야 하는거지... 고문관 희화적인 동물 캐릭터..

라디오 대담, 20년전엔 개장수였으나 지금은 목수, ......... etc..

마치 랩과같은 다양한 음운과 음률의 조화..

고선웅 작가님의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는 그 탁월한 대사들과

매우 돋보이는 아주아주 기발한 엉뚱쌩뚱(?)연출...

랩과 뮤지컬.. 팝송 쓰릴러 쇼군무...

막간극이 아동극으로 보여준 폭력의 진실.

그리고 마지막

달 아래 "에쿠우스같은" 멋진 마지막 들소 떼들의 군무....



사실 두번째 발걸음을 하며 살짝 망설여지는 발걸음이었는데

보고나온 그 끝은...이야~ 역시 마방진이로세...

진지한 논제속에 철저히 계산된 코믹성... 이번에도 그 이름값했다 마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