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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살인용의자에 대한 평결을 위해 배심원들이 모인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업의 배심원 12명이 한 자리에 모여서 살인용의자를 유죄로 할 것인가 무죄로
할것인가 토론하는 자리.

처음에는 토론할 여지도 없이 유죄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덧씌워져서 자신의 눈과 귀를 막았던, 의심투성이들의
증거들의 실체를 하나씩 밝혀가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용의자가 단지 ''그러고도 남을 법한''
사람이었다는 것만으로 이미 더 이상의 판단을 할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며 답답해하면서도
만약에 내가 저 배심원 중 한 명이었다면 난 어떤 판단을 했을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 사람은 ''정말로'' 그랬을까. 불확실한 부분은 없는가.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가.
당연히 의심해야 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단지 그 사람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사람을 쉽사리 판단하여 지레짐작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등등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었다.

작은 틀로 보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범죄자가 사형이라는 극악무도한 자로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에 대해 더 면밀한 조사가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좋은 연극이었다. 크게는 민주주의의 국민들이 자신의 역할에 책임감 있게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의 개인은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채로 선택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말은 아직도 뇌리에 또렸하다. 시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말이다.

추리적 전개와 사회 비판이 곁들여져 흥미진진!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생생하다

모든 정황이 그를 가리키고 있는 재판에서
단 한 사람만이 품은 불확신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원작 영화가 1957년 개봉되었다고 하지만 전혀 올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란 결국, 서로 다른 의견들을 하나하나 설득해 가고 합의해가는 무척이나 지리한 과정이 아닐까.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데도 긴장감과 유머를 놓지 않고 끌고 나가는 연출과 각자의 캐릭터를 너무나 잘 살려준 배우들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