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혜화동에선 연극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꼭 내가 “연극”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연극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는 문외한이다. 다만 무대가 바라보이는 의자, 그 객석에 앉아있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무대가 갖는 꿈 같은 걸 가끔 엿보기도 하고 거기에 푹 파묻히기도 했다. 무대에는 분명히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 세계는 현실의 문과 연결되어 있었다.
오랫동안 혜화동에선 “연극”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로맨스코메디를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로맨스와 코메디, 상황이 주는 웃음으로 가득한 것에는 반대의 깃발을 들 수밖에 없다. 꿈꾸는 무대, 세계와 통하는 무대, 실험과 전위로 가득한 무대는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 웃음을 사랑하지만 웃음만을 마약처럼 맞아가면서 몽롱하게 살아가는 삶, 웃음만이 가득한 연극의 세상도 아쉬웠다.

오랜만에 “빨간시”라는 제목을 가진 “연극”을 만났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빨갛다” 라는 말은 정열을 상징하기도 하고 피를 상징하기도 한다. 어느 곳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서 그 해석은 천차만별로 갈리고 만다. “빨갛다” 라는 말은 심상치않다 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정열을 상징할 때는 보통 뜨겁다 라는 말로 대체되는 것이 보통이고 “빨갛다” 라는 말은 선홍빛의 피와 연결되고 역사적으로는 사회주의와 6.25와 연결되어 한국인의 인식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단어이다. 빨간시 라는 연극을 만났다. 왜 하필 빨간시 일까? 빨갛다 라는 말이 가진 다양함을 그저 하나의 의미로만, 질문과 답이 하나로 통하는 연결로만 말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일까? 말 그대로 시의 함축성, 다의성을 집약적으로 표출하여 무언가 관객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제목 하나만으로도 빨간시 는 나에게 잊고 있던 감성을 자극하게 했다.

빨간시를 만났다. 한여자였던, 나이와 상처가 기생충마냥 머릿속의 세포를 갉아먹고 있는... 일반화해서 “할머니”라고 뭉뚱그린 언어로 말할 수 있는 한 여자. 연극은 그녀의 낡은 수다로부터 시작한다. 진부하게 무슨 아픔을 토해내는 건 아닌가 라고 걱정하는 사이에 그녀의 손자는 자괴감에 빠져 삶과 죽음의 사이를 고뇌하며 방황한다. 그러다가 할머니를 데려가려고 온 저승사자의 실수로 그녀의 손자가 저승으로 불려 올라간다.
빨간시에서 아픔은 아픔과 만난다. 단지 다른 아픔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소통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자는 할머니의 아픔을 인식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만이 아프다고 말하고 할머니와 바뀌어버린 이생의 삶을 거부한다. 그런 그에게 소통이 찾아드는 건 아마도 작가의 의도일 것이다.
(스포일러는 여기까지...)

연극다운 연극을 만났다. 연극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과 함의성을 만족시켰다. 역사를 품고 있지만 그건 소통이란 땅 위에 뿌리내렸고 연극을 마칠 즈음 내 어머니, 내 할머니의 과거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리고보니 자기 부모의 과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 여기에 그 흔한 흥행공식(로맨스, 코미디)을 버리고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에 집중했다. 아픔을 아픔답게, 그래서 마음까지 서슬 푸르게 벼려놓았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말이다. 진득한 아픔을 재미와 연극적 시도로 풀어낸 빨간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야근 도중 뛰쳐나가 오랜만에 만난 “연극”이라고 말해본다.

“빨간시, 빨갛게 익은 홍시같은 할머니들에게 파이팅 !!”

올해 마지막날을 이렇게 좋은 연극으로 마무리할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한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가 결합되어 강력한 감동을 끌어낼수 있었던거같다.
연극을 보며 펑펑운건 처음인것같다.

배우분들의 훌륭한 연기력에 진짜 감탄했는데 덕분에 좋은 공연 잘 접하고 가는거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내용도 좋았구 많은 생각을 하게됐던 계기가 됐던것도 같아 진짜 깊은

의미의 작품성이 있었단 생각 드는데 다른 연극에선 접하지 못 했던 독창성과 개성강한

스토리 만났던거 같아 뿌듯한 생각 들구 진짜 또 보고싶단 생각 들었던 연극이였는데

덕분에 좋은 추억 잘 만들어가는거 같아요^^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연극 "빨간시"를 보았습니다.
공연 후기라.....
글쎄요.....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연극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 삶을 간접적으로 본 저 조차도 도저히 말을 꺼내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직접 이 이야기들을 풀어내셨을 할머니들의 그 마음이..... 연극을 본 후,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던 제 막막한 심정만큼만은 같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네요.....

극 속에서 할머니가 본인의 삶을 손주에게 옛 이야기 들려주시듯 덤덤하게 풀어내시는 장면은 정말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차마 그 분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 고개숙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실제 위안부 할머니들도 그렇지 않으셨을까요?
오래된 이야기라 덤덤하게 말씀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가슴 깊이 패인 상처는 마치 고여있는 물처럼 누구에게도 말 못해... 흐르지 못해... 가슴에만 담아두고 있어, 곪다 못해 터지고 썩어서 할머니들의 가슴을 늘 누르고 아프게 쑤셨을거에요.....
덤덤해 보이지만 덤덤해 보이는 그 표정에서도 슬픔이 보였습니다. 할머니의 주름 하나 하나에 깊은 아픔이 패여있었습니다.
피해자임에도 가족들을 위해, 아무 것도 모르는 자식들을 위해 그저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삼키고 삼키셨을 할머니들..... 홀로 사는 외로운 삶을 택하셨을 할머니들.....
그저 아무 것도 못하고 아니, 방관하며 손 놓고 있는 우리들이 오히려 부끄러워졌습니다.....

말씀 안하셔도 우리가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일인데 우리들은 할머니들께서 나서서 아픔을 풀어내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것들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헌법재판소가 "정부가 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위헌이다."라는 판결을 내리니 그제서야 "시간이 없다"라며 나서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거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극에서는 위안부 말고도 또 하나의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바로 ''故 장자연''씨 입니다.
극중 여배우가 추는 춤에서는 그 날의 끔찍한 기억이, 이 현실이 고통과 아픔이 되어 흘러나왔고, 그 표정에서는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슬픔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춤 중에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춤''이였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또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짧은 글로나마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먼저, 할머니 역을 맡으신 배우 ''강애심''씨~!
덕분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더욱 깊이 이해 할 수 있었고 극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보는 우리들이야 실감나는 연기 덕분에 집중해서 재미있게 보았지만 간접적으로 보면서 접하는 우리들도 이렇게 아픈데, 직접 연기 하는 배우의 입장에선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아프고 쓰릴까 생각하면 오히려 죄송한 마음 마져 들더라고요..... 우리 모두가 나눠서 져야할 무게를 모두 감당하게 한 것 같아서.....
정말 손 끝부터 발 끝까지 실감나는 연기였습니다.
그리고 염라역의 ''유병훈''씨와 옥황역의 ''최수현''씨의 연기는 무겁기만 했을 극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셨습니다. 두 분의 콤비연기,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최수현''씨의 소리는 정말 최고였고 인상깊었습니다.
또 저승사자와 삼촌 역의 ''박정민''씨.....
염라와 옥황역보다 비중은 작지만 가장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분이였습니다. ^^
확실히 존재감 있었어요~!
특히 랩하시면서 등장하는 부분은 반전입니다. 저승사자와 염라, 옥황이 랩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

정말 한 분, 한 분 모두 기억에 남는 분들이였습니다.
그리고 배우들 덕분에 작품을 깊이 깊이 새기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네요.
정말 감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 짝! 짝! 짝! 짝! 짝!

P.S 극에서 ‘옥황’이 이런 말을 하죠.....
“기억하고 이야기해야 치유가 돼. 치유되지 않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아.
다른 이의 고통으로 흘러 다니게 돼. 고통을 던지면 동심원처럼 언젠가는 나한테 오게 돼.”

위안부 할머님들이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작품을 보신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더 이상 이 고통이 다른 이의 고통으로 흘러 다니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빨간색으로 물들여긴 아픈과거를 이야기한다.

사회의 비리, 부조리, 일체치하의 종군위안부 할머니 등 아픈 과거의 삶을 시로 써본다.
마음의 치유와 상처는 평생 씻을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젋은 아들이 죽어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과 죄책감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려한다.

누군가의 성공을 위해 결국자살로 이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어렵게 살아가는 한가정에 갑자기 찾아온 많은 사건들이 그들을 혼란속에서 심리를 보여준다.

삶을 잘 못 마감한 아들과 이미 자산의 생의 마감을 안듯한 할머니와의 얻갈린 길을 건너는
모습에 묘한 기분이 들었고, 색달라 보였다.
그사실을 할머니는 알았던 것인가, 파랗게 질린 시체를 거두지 못하게 하였던것이다.

뉴스에는 소중한 생명이 없어지는 큰 사건들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 삶에 금방
잊혀져 버린다. 그러한 사건을 되새겨 보는 시간이었다.

언젠간 우리의 빨간시도 치유가 되어 깨끗하게 되어질 날이 올것이다.

여자관객들은 울음을 멈추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이 가슴한편 찡한 위로의 기분을 느꼈다.

할머니의 리얼한 연기는 최고였다.
아무런 흐트러짐 없이 관객들 모두 빨려들어갔다.

천정하님의 주인이 오셨다에서 보았던 연긱가 독특하고 관심있었다.
추후 악역을 하는 모습도 보고싶다.

죽은 영혼이 곁에 떠돌아 다니고 힘겨운 몸짓도 인상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