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랑을 안아주는 이야기...

뻔한 군대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보는 내내 빵빵 터져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관람했어요.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더해지니 재미있는게 당연한 거 같아요
정말 오랫만에 힐링시켜주는 연극 한편 보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지난번 청담동에서 공연도 재미있었지만,이번 선돌극장에서 공연이 더 재미있었어요.
소극장이라 배우들과 더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내용도 재미있지만 배우들이 극중 캐릭터을 너무 잘 표현해서 정말 공연내내 즐거웠습니다.

작년 청담동 유씨어터에서 호평을 받았던 연극 [백중사이야기]가 앵콜 공연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과 함께 선돌극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공연을 놓쳐서 못내 아쉬웠는데, 오리지널 캐스팅 그대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관람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연극 백중사이야기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명령과 계급에의해 단순화 되어있는 군대를 배경으로 백중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 안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나 무시와 차별의 눈초리속에 불우한 유년을 보낸 남자가 삶에 치여 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다른 이들은 시골 구석에서의 시간을 지겨워하며 빨리 제대하기만을 꿈꾸지만, 백중사는 경계 근무중에 부대장의 신임을 얻게되어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합니다. 상병에서 중사가되어 계급에의해 권력이 생기고, 군인아파트에서 살기위해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차선책으로 홧김에 결혼하여 이룬 가정과 군대내에서 자신의 입지에서 오는 불안을 부하들에게 변태적으로 해소하다가 자멸해 가는 모습이 담담하고 건조하게 펼쳐집니다.

현대 사회를 작게 압축한 군대속에서 자신의 계급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처우와 타고난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태생적 한계를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아프게 가슴속에 와 닿았습니다. 80년대의 어두웠던 시대와 군복이 영향을 미쳐 성실했던 사람들이 어쩌면 이토록 비루하고 치졸해 지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공연 종료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우었을 만큼 진한 감동과 여운이 가슴속에 스며들며 오래도록 기억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영화를 연상시키는 듯한 영상 활용과 막과 장으로 구분되어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군대내에서 벌어지는 폭언과 구타가 다소 거슬릴 수는 있지만, 독특한 예술 연극을 좋아하는 마니아 관객들부터 군복무 경험이 있으신 남성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본 연극의 연출과 주연을 도맡은 이국호 배우님의 광적인 열연은 지나치게 어두운 이야기에 시선을 돌리고 싶지만 끝까지 무대를 응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태생적 한계와 신분때문에 상관에게는 비굴하다가도 부하들에게는 냉혹한 이중적인 모습을 호연하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부대장역의 한규남배우님은 차분한 목소리의 대사와 백중사에게 아버지나 하느님같은 존재지만 결국에는 우직한 그를 이용하다가 버리는 비정한 연기가 좋았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백중사를 연민하지만 쉽게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영자와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당당함을 잃지않는 금자역의 배우님들 연기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공연 내내 몸을 사리지 않고 폭언과 구타를 감내하는 부대원들의 감초연기는 자칫 너무 진지해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대학로 예술 연극의 저력을 보여준 멋진 연극을 마음속에 담아 오래도록 추억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부모님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주신 출연 배우님들과 스태프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연극 백중사이야기가 극단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평범함은 평범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