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폭력의 가해자 또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잘 짚어낸 작품이었어요. 사람들은 늘 피해자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지만, 자신들이 가해자나 가해자의 가족이 되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작품의 메시지는 신선하고 좋았으며 연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만, 조금 더 다듬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안녕?

소년 B는 살인을 저질렀다.

어린 시절이었다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는 분명했고, 내 주변에 그런 학생이 또는 그런 일을 저질렀던

어른이 옆에 있다면 나 역시도 두려워할 것이 분명하기에 그 이웃들과 다를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극에서 나오는 소년 B가 사는 집과 주변 이웃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소녀B도 안타까웠지만 그 가족을 보고 슬프지 않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임을 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상황이 너무도 잘 표현되어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지만

공연이 끝나고도 사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이 연극은 딱 거기까지 인 것 같다.

가해자 역시 피해자이니 동정하자. 세월이 흘렀으니 용서하자. 그 가족들에게 까지 돌을 던지지 말자.

뭐 그런 용서에 관한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설득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냥 진짜 나쁜 놈이네. 정말 싫다. 그런 놈들은 천벌을 받아야해.

그 가족들도 다 싫어.라고 쉽게 판단하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는 것.

딱 거기까지. 그래서 조금은 더 다른 사람들을 더 생각하고 살 수 있게 하는 것.

그 역할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극본도 좋았고, 무엇보다 내게는 맺히는 것이 참 많았던 공연이어서

꼭 친구들도 데려가서 같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