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가 감시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 없었지만 이 새로울 것 없는 얘기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 더욱 씁쓸했습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공연 잘 봤습니다.

포스터에 오이를 씻는 사진이 있어서 무척 청량하게 보였는데 왜 제목이 금지된 장난일까 했다.
그런데 제목과 포스터에 대한 내용은 극 중 아주 일부분으로 나타나고
오히려 나는 금지된 장난이라는 제목이
지금 국가가 국민에게 하는 일련의 행동들에 대한 조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류주연 연출과 산수유의 연극들은
어떨때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강렬하게 메시지를 받고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작품은 메타포가 많이 포함된 어려운 연극이 아니라
그냥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섬뜩한 생각에 미치게 되는 작품이었다.
낯익은 배우들은 없었지만 모두의 연기에도 만족한다.

궁금했지만 시간이 안 맞아 예매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삐끼ing 를 보고 나서 보면 딱일 것 같아 전날 급하게 예매했어요.

보고나니 보길 잘 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들이 몸을 쓰는 것도 특이했고,
국민안전보장법과 테러방지법 통과로 모든 국민에게 칩을 이식하고 그 칩을 통해 모든 정보와 무의식까지도 통제하고 데이터수집하는 상황, 그리고 모든 상황을(덥지만 에어컨을 못 켜는 상황 등) 통제하는 것을 보며 지금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나 누진제 등 여러 가지 현재 상황이 떠오르고 적용되었습니다.

머지않은 한국사회의 미래같아 더 소름돋았습니다.

주인공이 저항하려고 할 때 나타나 뺨을 때리던 엄마 역할은 처음에 엄마라는 걸 몰랐을 때 국가나 정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비포애프터 처럼)
그렇지만 너무 뜬금없는 등장처럼 보였는지 관객들이 웃어서 당황스럽기도 했구요.
여튼 엄마 역할을 조금 더 잘 살렸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사가 종종 어이없는 경우가 있어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네요.

"금지된 장난" (공동 창작 작:박서혜 연출:류주연 출연:현은영, 박시유, 반인환, 김성환, 박경주, 김은정, 이지혜, 전호현, 홍현택, 서유덕, 류주연 제작:극단 산수유 극장:대학로 연우소극장 별점:★★★☆☆)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열한번째 작품이다. 2034년 사람들은 머리속에 이식된 칩에 의해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좋은 직장, 가정적인 남편이 있는 여자의 얘기이다. 칩에 의해 통제되고 감시받는 디스토피아 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만일 나에게 저런 칩을 이식 받아야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