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홀로 있던 그를 디아길레프가 잠시 세상에 꺼내주었지만 결국 그로 인해 다시 거울 속으로 들어간 니진스키의 쓸쓸함을 온전히 느꼈던 관극이었습니다. 특히 분신의 이지명배우님의 춤선이 아름다웠어요!

추천합니다

보고 나와서 계속 울림이 있더라고요.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예스24아트원에서 만난 이 무대는 단지 한 명의 천재 무용수를 다룬 전기적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그의 삶과 주변 인물의 심리를 조명하며 예술과 인간의 본질을 깊게 파고든 작품이었다

무대는 감각적인 시각 언어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입체 구조물과 LED 화면이 만들어내는 배경은 때로는 현실 같고, 때로는 환상 같았다. 여기에 실루엣으로 투영된 발레 영상은 무대 위 니진스키와 현실 너머의 니진스키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

조명은 단순한 분위기 조성 수단을 넘어 캐릭터의 내면을 함께 움직이는 언어로 작용했다. 한 장면, 한 감정마다 색과 속도를 달리하며 니진스키의 흔들리는 내면을 따라갔다

이 작품의 강점은 ''쉼''의 연출이었다. 빠르게 감정을 휘몰아치는 대신, 충분한 여백과 침묵으로 감정이 차오를 시간을 허락했다. 그 시간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니진스키의 고통과 기쁨을 곁에서 함께 느끼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특히 니진스키 역의 #정휘 배우님은 몸짓 하나, 시선 하나로 인물의 고독과 열망을 고스란히 전했다. "그게 전부야?", "나 혼자 살 수 있어"라는 대사 속에는 예술을 향한 도전과, 세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절박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조성윤 배우님이 연기한 디아길레프는 사랑과 집착, 욕망과 후회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183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과, 반대로 깊은 감정을 울리는 노래는 니진스키를 짓누르는 또 다른 세계의 무게처럼 느껴졌다. "너를 보며 아침까지 눈을 떼지 못한 날 기억해", "내 옆에서만 살아가" 같은 대사는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강한 소유욕을 드러냈다

박선영 배우님이 연기한 스트라빈스키는 경계와 경쟁의 화신이었다. “선을 지켜” 대사는 창작자의 예민한 자존심을 강하게 각인시켰고, 이다경 배우님의 로몰라는 "내가 너의 빛이 되어줄게"라며 헌신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각각의 인물이 니진스키라는 태풍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부서져가는 모습이 뚜렷하게 살아 있었다

공연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넘버는
#15. ‘경계’ 또 다른 천재에 대한 인정과 시샘, 스트라빈스키의 내면의 충돌을 리듬감 있게 쌓아올렸다
#19. ''선택''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한 자문이자 외침이었다
#25. ‘어디에나’는 “난 어디에나 있고 영원히 살아”라는 가사처럼 니진스키라는 존재의 불멸성을 암시했다

춤 역시 단순한 발레의 재현이 아닌, 니진스키가 추구한 ''형식에서의 해방''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단정한 발레의 틀에서 시작해 점차 자유롭고 즉흥적인 움직임으로 확장되며, 니진스키의 예술 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무대 위 니진스키는 빛났지만, 그의 곁에 있던 이들도 행복했을까... 예술을 좇는 한 사람, 특히 천재의 삶이 타인에게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문득 <랭보>의 베를렌느, <편지콘서트>의 조르주 상드가 떠올랐다. 천재를 사랑했던 이들이 겪은 고통의 흔적들이, 니진스키의 주변 인물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왜 꿈이라고 부르는지 알아? 꿈을 꾸는 사람만 그 꿈을 알아", "넌 거울 속에서 너만 바라봐"
이런 대사들은 니진스키의 고독함과, 꿈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걸어야 했던 삶을 대변해 주었다.

공연은 니진스키가 런던에서 다시 춤을 찾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그가 진짜로 행복을 찾았는지는, 쉽게 단정지을 수 없다. 어쩌면 그는 늘 춤 안에서 살았고, 춤 속에서만 존재했던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뮤지컬 <니진스키>는 한 천재 예술가의 삶을 무대 위에서 되살리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꿈을 좇는다는 것은 누구에게 어떤 희생을 요구하는가. 그리고, 춤을 잃은 자는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가 꿈꾸는 것은 무엇일까

종구밴님은 이런느낌이군용 뭔가 말투는 다정한테 행동이나 그런거는 단호한 느낌? 눈빛이 에바여서 니진 넥타이 한손으로 풀어주는데 너무 섹시했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