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에서 보여주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쥐로 인해 옮기는 페스트이지만 작가가 나타내고자 한 것은 당시 그가 살았던 시대의 전쟁에 대한 두려움, 통제 불가능한 환경과 상황 등이라는 점 등을 연극을 보기 전에 읽었던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작품은 가상의 공간인 섬과 이야기들이지만 지금 우리 현실에서 사람의 능력을 시험하는 여러 바이러스의 출몰로 인해 생명이 얼마나 위협을 받아왔던가 되돌아 보면 카뮈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 기타 인간에게 전염되는 조류 독감 등등 ,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모든 일련의 자연, 인공적인 재해들이 결국 편리성만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통제 불가인 긴박한 상황에서 치료를 거부하고 종교로 그것을 이해하고 풀려고 하는 신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실존주의의 대가 카뮈의 생각들이 책으로나 연극으로도 정말 절실히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부모님과 간만에 좋은 연극, 맛있는 식사로 현충일을 보냈다.

텍스트가 많긴 하지만 이해가 어렵진 않아서 좋았습니다ㅠ 장벽이라는 소재가 너무 적절하게 사용되었던 것 같네요

박근형연출의 작품은 2번째입니다. 특유의 암울한 분위기와 시대를 비판하는 내용이 극중에 문득문득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페스트는 계단형 무대에 사선의 좁은길을 중심으로 마을의 바이러스를 없애기위한 사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내용이라 색다를것 없지만 극중 섬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벽 사이로 두 마을이 불신에 차 있는 모습은 흡사 분단된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정제되고 상징성이 강한 작품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강렬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 스타일이 아닌듯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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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너무 좋았고 무대도 너무 예뻤던 극ㅠㅠㅠ 피아노곡...박제...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