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내용을 유희로 풀어내며, 지루하지 않았던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항상 극단 마장진을 재밌게 보는데 올해도 많은 작품들을 봤으면 좋겠네요.

무거운 내용을 유희로 풀어내며, 지루하지 않았던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항상 극단 마장진을 재밌게 보는데 올해도 많은 작품들을 봤으면 좋겠네요.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고선웅표 연극이었습니다. 두고두고 곱씹둣이 계속 생각이 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컬쳐블룸 리뷰단으로 관람한 ''리어외전''
코로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보게 된 이유는 고선웅 연출, 그리고 극단 마방진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이었다.
연극의 힘을 보여주는, 재기 넘치는 작품을 보여주는 고선웅 연출과 마방진이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고선웅 연출의 연극은 10년 전 관람한 ''삼도봉미스토리'' 한 편 뿐이었고, 마방진의 작품 역시 한 번도 보지 못했기에 관람하고 싶었다.(리어왕은... NT LIVE로 5년 전 관람했다)

너무나 유명한 비극인 리어왕인데,
''외전''이라는 표현처럼 원작의 내용을 줄기로 하 지금 시대에 맞게 수정하였고,
''희비극''이나 ''오락비극''이라는 표현처럼 일상을 담는 여러 패러디 등을 통해 웃음을 준다.
또한 돌출된 무대 그리고 코러스의 역할이나 마이크 등의 장치를 통해 극중극 같은 느낌을 준다.

재기 넘치는 고선웅 작가답게 여러 상징들이 보이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리어카.
리어왕과도 잘 이어지면서, 짐을 싣거나 시체를 묻는 모습에서 노년의 삶의 고단함을 보여준다.
원작이 권력의 무상함을 보여주었다면, 작품은 가족 그리고 일상의 삶에 좀 더 집중한다.
노인들이 인형 눈을 붙이는 치킨하우스에 입주한 리어 옆에서 배신을 이야기할 때,
군복을 입은 치킨하우스의 권력자가 우리는 애초에 희망이 없이 살아왔음을 이야기하며,
비극은 궁정뿐만 아니라 훨씬 일상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시대에 맞게 원작보다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준 점도 외전의 묘미.
셋째딸 코델리아는 (가끔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의견을 더욱 강하게 이야기하고,
리어왕 역시 무력하게 홀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잘못된 가족들을 응징하고 자신도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도 비극이지만)

허공이나 나침반 같은 트로트 혹은 베토벤 합창으로 좀 더 현대감을 주고,
대형스크린과 무대를 활용한 영상이나 자막 등으로 더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끔 필요 이상으로 비장하고, 과한 상징이 있지 않나 느낌이 드는 장면들도 있다.

공연 마지막에는 수많은 끔찍함과 비정함이 담겨있던 무대가 위로 들려 올라간다.
이런 이야기로 연극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배우들의 대사도 있었지만,
세대갈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 비극의 현장을 제의처럼 올려보낸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 조금 나은 세상을 향해 노력했으면.
어려움 속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작품을 보면서 든 생각은 여러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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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강하게 든 건 ''늙음의 잔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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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딜리어의 ''융통성 없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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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간의 ''믿음과 인정과 의심과 불안'' 정도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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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딜리어가 아버지 리어왕을 두 언니처럼 찬양했다면, 비극은 없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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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준 영토를 받고 혹여나 언니 거너릴과 리이건에게 푸대접을 받은 리어가 왔다면, 극진히 아버지를 보살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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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어찌 말로 표현합니까? 라며 아버지의 마음을 무시한 그녀는 혹독한 댓가를 치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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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리어왕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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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어왕을 보좌하던 충신 글로스터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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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아라는 사실에 괴로워하던 에드먼드의 마음을 살폈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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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에드먼드가 싸이코패스나 쏘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더 높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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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를 계략에 빠뜨려 쫓아내고, 추후 아버지 글로스터를 죽이려고 하는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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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사실은, 여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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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인생은 비극이고, 늙음은 저주와 같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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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걸 고선웅 연출이 어쨌거나 "효도합시다" 어쨌거나 "사랑합시다" 라고 외치면서 극을 진행시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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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외전은 아주 파워풀하고 입체적인 작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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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면 어째서 이 고선웅이라는 이름이 그토록 칭송받는가 이해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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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마방진은 극대화된 신체적인 효율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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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몸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고, 몸을 도구 삼아 표현함이 큰 극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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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항상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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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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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작품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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