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문화재단의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 뮤지컬은 음악으로 가득찼던 1960년대의 부평을 그린 뮤지컬로, 전쟁 시기에 가족을 잃었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청년 용생이를 필두고 한 이야기입니다.

용생역의 정욱진 배우님은, 극 초반과 후반 할아버지 연기와, 극 중간의 젊은 용생이 역할을 두루 연기하시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꼭 실제 배우님을 보는 것 같았어요ㅋㅋ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 역시 잘 어울리고.

아쉬운 점은, 이게 ''올드팝송''을 주로 불러주는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에 가까운데, 팝송은 전혀 번안되지 않은 상태로 그냥 영문으로 불러준다는 것입니다. 용생이가 바에서 기타맨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영어로 부르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뮤지컬 중간중간 이야기의 일부로써 부르는 노래들마저 영어로 부르니,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걸 전혀 번안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금은 성의가 부족했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물론, 원곡을 그대로 부른 이유는 있겠지만, 관객으로써는,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넘버들은 국문으로 불러주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는 다소 진부합니다. 가난하지만 밝은 용생이는 구두닦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가족도 없이 고아가 된 그를 데리고 살게 된 큰고모는 시름시름 앓다 갑자기 쓰러지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을 하려던 용생은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하고. 용생이가 사랑하던 여인 연희는 그런 용생이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을 따라다니는 남자가 용생이를 보석으로 석방시켜주는 것을 조건으로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로 합니다.

시놉을 읽어본 뒤 내용적으로 크게 기대하고 갔던 공연은 아니기에, 딱 기대한 정도의 스토리가 전개되었고, 대신 나름 익숙하고 재미있는 넘버들과,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 배우진 덕분에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순간을 즐기기 좋고, 특히 어르신들이 보러가시면 정말 재미있게 볼만한 극 같습니다. 올드팝송을 즐기셨던 어르신들이 있다면, 함께 모시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잘 모르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익숙한 노래들과 함께 무대에 펼쳐진다.
그 아프지만 아름다운 시절을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감성을 배운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원작:김정숙 극본:이시원 연출:권호성 음악감독:이경화 출연:정욱진, 이지은, 안덕용, 이경미, 이지은, 정홍섭, 이상민, 김민철, 김서언, 정수훈, 이경수, 홍태훈, 김명희, 조민희, 박경주, 이하린, 김나희, 이승하, 송지현, 윤미소, 김백천 제작:부평구문화재단 극장: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별점:★★★★★) 공연을 보기 전, 평범한 내용과 공공기관에서 제작하는 뮤지컬이어서 기대감이 별로였다. 그러나, 결론은 너무 재미있게 봤다. 스토리는 조금 뻔하고 급한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60년대의 올드팝은 너무 만족스러웠다. 요즘 젊은세대는 호감이 안 생기겠지만 이 때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는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너무 재미있게 봤던 "날아라, 박씨!"의 권호성 연출님 작품이라 좋았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욱진 배우님과 여주인 연희역의 이지은 배우님의 연기와 노래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이 공연의 백미는 조연과 앙상블들의 노래와 춤이다. 앵콜때의 춤과 노래가 너무 좋아서 별점 1개 추가한다. 그리고, 달오름 극장의 무대와 조명을 대극장처럼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예전 60년대 올드팝 음악들이니
부모님께서 너무 즐거우셨다는.
그 시대를 너무 잘 재현할것 같아요.
즐거운 관람 감사합니다. ^^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