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입니다.

간만에 정말 숨도 안 쉬고 빨려들듯이 본 연극이었습니다.
명동예술극장에 올라오는 극들이 대개 취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다
공연시작 전부터 매진세례를 이어가는 공연이라서 기대를 엄청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를 뛰어넘는 울림이 있는 공연이었어요.
2015년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임팩트가 제대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재 선생님의 연기도 좋았는데, 워낙 잘하시는 분인 건 알고 있었지만
특유의 깐깐한 이미지가 절대권력(?)과도 같은 캐릭터를 만나니
그 타협하지 않는 강압적인 모습이 너무 무서웠어요...
분명히 예의를 지켜가면서 말하고 있는데도
''이 사람과는 절대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벽에 부딪힌 느낌?
도저히 설득할 수도, 이길 수도 없는 상대라는 느낌이라서
절망감이 더더욱 커지는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모든 진실을 알면서도 그걸 덮으려고 하는 음흉한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절망감이 덜했을 것 같은데,
진실로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어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2배로 커진 것 같아요ㅠㅠㅠ

원작도 긴장감있어서 좋고 배우분들의 열연도 좋았어요

지현준님을 무대에서 여러번 만났는데 그때그때 배역에 따라 모습을 바꾸시네요. 배역과 하나가 되는것 같습니다. 여배우님들의 광기에 찬 연기도 주목할만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