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희..말이 필요없는 신나고 신난 뮤지컬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고 간 뮤지컬이 아니였는데 제대로 스트레스도 풀고 여운도 남긴 뮤지컬이다!! 마지막에 관객과 호응하면서 했던 모습은 정말 무대를 즐기면서 연기했던 배우들과 즐기러 온 관객들이 하나되어 멋지게 완성되었다 다시 봐도 아깝지 않을 뮤지컬!!

노래도 연기도 다들 잘하시고 재미도있고 감동도 있는 뮤지컬이었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의 초연이 성공리에 마쳐진 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버전으로서의 초연이 2014년 겨울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1년 6개월 만에 재공연은 성사되었다. 2014년 충무아트홀에서의 ‘킹키부츠’와 2016년 블루스퀘어에서의 ‘킹키부츠’를 모두 관람한 사람으로서, 또한 평소 뮤지컬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닌 사람으로서, 필자는 뮤지컬 ‘킹키부츠’의 작품성과 홍보 전략에 관해 서술해 보고자 한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상품의 가치보다 가격을 중시하게 되고, 그에 따라 신발 공장들이 집성해있던 영국의 노샘프턴(Northampton)에도 문을 닫는 공장들이 비일비재했다. 이 중 W.J.브룩스(W.J.Brooks)라는 신발 공장은 틈새시장을 노려 경영난을 극복해내어, 폐업을 면하고 살아남는다. 이 실화를 담아낸 다큐멘터리가 1999년 제작되었고, 해당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2005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국에서 개봉하였던 영화를 무대라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한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찰리와 롤라이다. 찰리는 파산 위기에 빠진 수제화 공장 ‘프라이스 앤 선’을 가업으로 물려받게 된다.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 그가 선택한 틈새시장은 드래그 퀸이다. 남성용 힐을 제작하여 밀라노 패션쇼에 내어놓기까지 사내에는 수많은 갈등들이 발생한다.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들과, 난관들을 극복하며 서로를 가슴 깊이 이해하게 되는 모습들은 관객들을 감동으로 물들인다.

뮤지컬 ‘킹키부츠’가 지닌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이유를 세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첫째, ‘킹키부츠’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찰리가 킹키부츠를 제작하는 동기가 되는 인물인 롤라는 자신을 드래그 퀸이라 소개한다. 드래그 퀸(Drag queen)이란 성 정체성의 혼란 없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여장을 하는 남성을 일컫는다. 롤라와 엔젤들은 드래그 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 겪는 고충과 이를 당당하게 이겨내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는 롤라와 돈 간의 갈등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롤라가 던지는 이 메시지는 돈에게만이 아닌,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호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둘째, ‘킹키부츠’는 주체적인 삶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약혼자인 니콜라의 ‘런던’이라는 꿈에 끌려 다니기만 하던 찰리는, 롤라와 함께 킹키부츠를 만들면서 패션 사업가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다. 아들이 복싱 챔피언이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드래그 퀸으로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롤라의 모습은, 찰리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에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추후에 롤라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좇는 모습을 인정하고, 롤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공장 사람들 간의 화합은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밀라노에 대한 찰리의 욕망으로 그와 공장 직원들 간에 빚어지는 갈등은, 찰리가 롤라를 그의 본명인 ‘사이먼’이라고 부르는 순간 절정으로 치닫는다. 넘버 ‘I''m not my father''s son''을 통해 서로에게 아픔을 털어놓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생각한 롤라에게, 본인을 사이먼이라고 부르는 찰리의 모습은 크나큰 배신으로 다가왔을 터이다. 이에 대해 롤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찰리와, 롤라와 엔젤들 없이 이루어질 것만 같았던 밀라노 패션쇼가 성공리에 이루어지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던 갈등은 말끔히 해소된다.

‘Raise you up''에서 ''Just be''로 이어지는 마지막 넘버는 뮤지컬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내보이고 있다. 뮤지컬 광고로도 쓰인 ’롤라와 함께 행복해지는 6가지 방법‘은 다음을 그 내용으로 한다.
1.솔직하게(Pursue the truth) 2. 뭐든 도전해봐(Learn something new) 3.있는 그대로 서로를 받아줘(Accept yourself and you''ll accept others too) 4.사랑해(Let love shine) 5.자신을 믿어봐(Let pride be your guide) 6.맘 바꾸면 세상도 바뀐다(Change the world when you change your mind)
마지막 넘버는 관객들에게 흥겨움과 더불어, 찰리와 롤라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삶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다.

필자가 2014년 한국에서의 초연을 관람하고도 2016년에 뮤지컬 ‘킹키부츠’를 재 관람하게 된 계기에는 과제도 있었을 수 있지만,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바로 홍보 영상이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배포된, 검은 양복에 롤라가 사랑하는 ‘red'' 색상의 타이와 킹키부츠를 신은 출연진들이 대표 넘버인 ''Everybody say yeah''를 부르는 홍보 영상은, 이미 1년 반 전에 뮤지컬을 관람하였던 관객들마저 다시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2014년 초연 당시에 홍보 전략으로서 이루어졌던 론칭 파티(launching party)는 2016년 시크릿 파티(secret party)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홍보 영상에서처럼 검은 양복에 붉은 타이와 킹키부츠를 신은 출연진들이 대표 넘버들을 부르며 관객들과의 비밀스러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뮤지컬에 대해 관심이 없던 자들마저도 공연을 통해 함께 파티를 즐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기존의 고전들을 바탕으로 한 꽤나 무거운 분위기의 뮤지컬들과는 달리, 관객과 활발히 소통하며 전체적으로 유쾌한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 가는 뮤지컬 ‘킹키부츠’는 뮤지컬 입문자에게 권하기 좋은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작품성, 연출, 음악 등 한 가지 요소도 놓치지 않고, 전하는 메시지까지 희망차고 아름다운 이 작품은 앞으로도 뮤지컬계에서 행복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친구가 추천해줘서 봤는데 너무너무 재밌었어요!